재경부 전신 기재부 출신 장관급 4명 재직…산업부 0명

재경부, 예산 분리‘에 ’차관 외부인사‘까지…내부 사기저하

정부세종청사 표지석[연합]
정부세종청사 표지석[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이재명 정부 집권 2년차에 접어들면서 산업통상부 출신 인사들의 청와대 입성이 두드러지고 있는 반면 부총리 부처인 재정경제부(전 기획재정부)는 차관 자리마저 외부 인사로 채워지면서 두 부처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장관급이상 재경부 전신인 기획재정부 출신들은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부 장관과 이억원 금융위원장,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임기근 국무조정실장 등 총 4명인 반면, 산업부 출신은 0명이다.

11일 관가에 따르면 산업부 출신 이재명 정부 청와대 비서관급이상은 문신학 경제성장수석비서관, 김성열 경제안보비서관, 이원주 국가전략투자보좌관(수석급), 윤성혁 산업정책비서관 등 4명이다. 윤 비서관은 행정고시 42회로 공직은 기재부에서 시작했지만 사무관시절 산업부로 이동해 줄곧 근무해왔다. 행시 40회인 이원주 보좌관도 지난해 10월 기후부 출범이전에는 줄곧 산업부에서 공직을 해왔다.

산업부 출신들의 청와대 입성은 늘었지만 정작 산업부 출신 장관급은 1명도 나오지 않고 있다.

반면, 재경부 출신 청와대 비서관은 지난해 이재명 정부 출범이후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은 이재명 정부에서 성장경제비서관으로 명칭이 변경됐으며 이 대통령 후보시절 선거 캠프에서 활동한 이동진 전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가 성장경제비서관을 올해 1월부터 맡고 있다.

재경부 출신들이 차지해왔던 정책실장과 경제수석도 이재명 대통령 후보시절 대선 캠프출신들로 채워졌다. 하준경 정책실장과 문신학 경제수석은 대표적인 대선캠프 출신이다. 하 실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를 지냈다. 2022년과 2025년 두 차례 대선에서 이 대통령 캠프에서 활동했고, 작년 6월 정부 출범 후 경제수석으로 일해왔다.

행정고시 38회인 문 수석도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산업부에서 원전산업정책관, 대변인 등을 지낸후 월성1호기 조기폐쇄관련해 공직을 떠난 후 2025년 대선당시 이 대통령 캠프에서 에너지정책공약 수립을 도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정부에서 경제수석은 재경부 전신인 기재부 출신들이 대부분 맡아왔다. 윤석열 정부의 최상목 전 경제수석은 기획부 제1차관, 박춘섭 전 경제수석은 기재부 예산실장 출신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이호승 전 정책실장은 기재부 제1차관을 지냈고, 안일환 전 경제수석은 기재부 제2차관을 역임했다. 박근혜 정부의 조원동 경제수석과 이명박 정부의 최중경 경제수석도 재경부 출신이다. 이재명 정부 초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용범 전 실장도 기재부 차관을 지냈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 집권 2년차에는 재경부 출신들의 자리로 여겼던 정책실장과 경제수석, 재경부 1차관 모두 외부인사들이 차지하고 있다. 재경부는 전신인 기획재정부에서 예산 기능이 떨어져 나가며 안 그래도 조직의 권한이 줄어든 상황에서 조직의 인사를 담당하고 있는 차관 자리마저 내부 승진으로 채우지 못했다.

청와대는 지난 1일 재경부 1차관에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을 임명했다. 금융위에서 공직생활을 한 뒤 재경부(기재부)로 옮겨 장·차관에 오른 사례는 추경호 전 부총리,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에 이어 권 차관이 세 번째다. 재경부 1차관이 외부 출신으로 채워진 상황에서 현재 1급들이 외청장으로 영전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줘야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현재 통계청, 조달청 등 외청장자리에도 재경부 출신들의 입성이 막혀있는 상황이다.

세종관가 한 관계자는 “이재명 정권 집권 2년차에 산업부 출신들의 청와대 입성이 눈에 띄게 두드러졌지만 정작 산업부 출신 장관급은 한 명도 없다”면서 “대미 투자 협상과 메가프로젝트, 중동 전쟁 대응 등 굵직한 국내외 경제 현안에서 산업부가 고생하지만 결정적으로 포상을 못 받고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예산 기능 분리로 조직이 쪼그라진 재경부가 부총리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내부 사기도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경제정책을 이끌고 갈 수 있는 권한과 인사적체를 풀 수 있는 외부자리로의 영전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osky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