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정부의 주우크라이나 대사 소환 결정 다음 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북한군 포로의 한국행을 허용해 준 데 감사하는 서한을 보냈다.
나 의원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부가 박기창 주우크라이나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며 “MDL 지뢰로 우리 장병을 해친 북한이나 침략국 러시아에는 말 한마디 못 하면서, 우크라이나의 북한군 포로 송환 은혜를 원수로 갚는 이재명 정권, 거꾸로 가도 한참 거꾸로 간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익과 안보의 관점에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너무나 지나친 우크라이나 홀대”라며 “절차상의 공개 여부에 일부 이견이 있고 유감스러운 점이 있다 하더라도, 본질적으로 양국이 머리를 맞대고 서로에게 감사해야 할 인도주의적·안보적 성과”라고 주장했다.
나 의원이 공개한 서한에는 북한군 포로의 자유의사를 존중해 한국행을 허용한 젤렌스키 대통령의 결정을 환영하고 감사하는 내용이 담겼다.
나 의원은 서한에서 러시아가 북한군 포로 2명을 넘겨주면 억류 중인 우크라이나 국민 수천 명을 석방하겠다고 제안했다는 언론 보도를 언급하고 “모든 사람의 생명과 인권은 고귀하며, 한 사람의 목숨을 도구화하거나 희생시켜 다른 사람의 목숨과 맞바꿀 수 없다는 원칙은 한국과 우크라이나와 같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이 공유하는 가치”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전은수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우리 정부가 18년 만에 대사 소환이라는 최고 수준의 항의에 나선 바로 다음 날,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상대국 정상에게 감사 편지를 보내며 자국 정부를 비난한 것”이라며 “양국의 외교 갈등은 우크라이나가 자초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전 원내대변인은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장이 비무장지대(DMZ) 지뢰 사고를 거론하며 한반도 무력 충돌이 시간문제라고 주장했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관계자가 한국발 석유제품이 러시아의 연료난을 덜어줬다고 공개 비판한 점을 지적했다. 전 원내대변인은 “정부를 견제하고 비판하는 것이 야당의 역할이라 해도, 선을 지키라”고 꼬집었다.
외교부는 지난 8일 박기창 주우크라이나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항의 차원에서 해외 주재 대사를 불러들인 것은 2008년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반발해 권철현 당시 주일대사를 소환한 이후 18년 만이다.
정부는 앞서 지난달 28일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이 안드리 베쉬킨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대리를 초치해 공식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양국 갈등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송환 사실을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정부는 양국이 송환을 비공개로 하기로 합의했다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 외교부는 비밀 유지 방식에 관한 합의를 서로 다르게 해석했다는 입장을 밝혔고, 대사 소환 결정 뒤에도 “건설적인 대화를 재개하는 데 여전히 열려 있다”고 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 6일 국정감사에서 “사과의 말도 들어 있는 메시지도 받았다”면서도 “저희가 생각하는 수준과는 좀 차이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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