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파운드리 수석부사장

컴백 100일 “고향 돌아와 기쁘다”

美·말레이시아·베트남 사업장 찾으며 광폭 행보

“EMIB-T·하이브리드 본딩 양산 확대에 집중”

인텔, 이석희 영입으로 파운드리 재건…삼성 추격

립부 탄(왼쪽) 인텔 최고경영자(CEO)와 이석희 인텔 파운드리 수석부사장. [립부 탄 CEO SNS]
립부 탄(왼쪽) 인텔 최고경영자(CEO)와 이석희 인텔 파운드리 수석부사장. [립부 탄 CEO SNS]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이석희 인텔 파운드리 수석부사장이 인텔 복귀 후 100일간 전 세계 사업장을 둘러보며 뛰어난 역량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첨단 패키징 사업을 총괄하며 인텔 파운드리 재건을 이끌고 있는 그는 다가올 사업 기회에 설렌다며 향후 성장을 확신해 삼성 파운드리와의 경쟁 구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이석희 수석부사장은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인텔 복귀 100일을 맞아 소감을 전했다.

이 수석부사장은 “고향(home)에 다시 돌아와 정말 기쁘다”며 “그동안 전 세계 각지에 있는 우리 팀들과 시간을 보냈다. 직원들이 보여준 뛰어난 역량과 기술에 대한 열정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애리조나주를 찾아 차세대 컴퓨팅 기술 구현에 기여할 최신 첨단 패키징 연구개발 현장을 살펴보고, 말레이시아에서는 현지 파운드리 사업 경영진을 만나 인텔의 최신 첨단 패키징 시설인 ‘펠리컨(Pelican)’을 둘러봤다”고 전했다.

또한 “미국 오리건주에서는 방진복을 입고 하이브리드 본딩 생산라인을 둘러봤다”고 밝히며 “과거 인텔 기술개발 조직에서 근무하던 시절 함께 했던 오랜 친구, 동료들과도 재회했다”고 덧붙였다.

이 수석부사장은 조만간 미국 뉴멕시코주와 베트남에 위치한 사업장도 찾을 계획이라며 광폭행보를 예고했다. 인텔은 뉴멕시코주와 베트남 호치민에 각각 첨단 패키징 시설과 반도체 조립 및 테스트 시설을 두고 있다.

그는 “팀을 이끌면서 동시에 그들로부터 배우고, 고객과 파트너들의 신뢰를 얻는 데 전념할 것”이라며 “우리 앞에 놓인 기회에 매우 설렌다”고 밝혔다.

이석희 인텔 파운드리 수석부사장. [이석희 수석부사장 SNS]
이석희 인텔 파운드리 수석부사장. [이석희 수석부사장 SNS]

이 수석부사장은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인텔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다. 2013년 SK하이닉스에 전무로 입사한 그는 2018~2022년 대표이사 사장을 지내며 SK그룹의 반도체 사업을 이끌었다.

SK하이닉스 사장을 역임하는 동안 10조원 규모의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를 주도해 인텔과의 과거 인연이 조명받기도 했다.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을 인수한 뒤 출범시킨 회사가 현재 미국 나스닥 상장이 거론되고 있는 솔리다임이다.

2023년부터 올해 5월까지 SK온 최고경영자(CEO)로서 SK그룹의 배터리 사업도 맡았던 이 수석부사장은 사임한 뒤 6월에 인텔 복귀를 공식화해 화제가 됐다.

립부 탄 인텔 CEO는 이 수석부사장에 대해 “SK하이닉스 CEO로서 큰 성공을 거둔 경영인”이라고 평가하며 “그가 인텔의 첨단 패키징 기술 개발을 총괄하고, 새로운 시스템 통합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알렸다.

이 수석부사장도 복귀 100일 소감에서 “립부 탄 CEO는 EMIB-T와 하이브리드 본딩을 포함한 첨단 패키징 기술의 양산 확대를 가속화하기 위해 저를 다시 불러들였다”며 “현재 저는 이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텔의 ‘EMIB(임베디드 멀티 다이 인터커넥트 브리지)-T’는 2.5D(차원) 차세대 패키징 기술로, 대만 TSMC의 2.5D 패키징 기술인 ‘CoWoS-L’에 대항하는 성격을 갖고 있다.

기존 EMIB에 실리콘관통전극(TSV)을 삽입해 전력 효율과 신호 성능을 향상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구글은 내년 하반기 자사 차세대 AI 가속기인 텐서처리장치(TPU)에 EMIB-T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이 미국 오하이오주 뉴알바니에 건설 중인 파운드리 사업장. [인텔 파운드리 SNS]
인텔이 미국 오하이오주 뉴알바니에 건설 중인 파운드리 사업장. [인텔 파운드리 SNS]

지난 2021년 ‘파운드리 재건’을 외치며 파운드리 시장에 다시 발을 들인 인텔은 2030년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제치고 업계 2위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자국 우선주의 기조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엔비디아·테슬라·애플 등 미국 대형 팹리스(설계전문) 고객사들의 물량을 놓고 삼성전자와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월 애플이 아이폰의 메인 프로세서 위탁생산을 놓고 삼성전자와 인텔을 만나 논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기도 했다.

인텔은 파운드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사장을 파운드리 부문 수석부사장으로 영입하는 승부수를 던지며 첨단 패키징 역량 강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삼성전자·TSMC보다 먼저 18A(1.8나노급) 공정 양산에 돌입했다고 발표한 인텔 파운드리는 최선단 14A(1.4나노) 공정에도 서둘러 진입해 2028년 14A 공정의 대량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9년에 1.4나노 진입을 계획하고 있다. TSMC는 2028년 1.4나노 양산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최근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대형 반도체 공장 프로젝트 ‘테라팹 프로젝트’에 인텔이 14A 공정을 제공하기로 하면서 삼성전자를 위협하고 있다.

립부 탄 CEO는 지난 7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인텔의 일본 진출 50주년 기념 행사에 앞서 가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인텔이 계속 테라팹 참여를 이어갈 것이라며 여전히 공고한 협력관계를 강조했다.


joz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