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모사스 프로젝트’ 발전기
해상풍력 R&D 실증센터 인근 해역 설치
사이텍 오프쇼어 테크놀로지, 10년 만의 성과
정부, 해상풍력 R&D 50%까지 지원
바스크 무역투자청 “정부 지원으로 신산업 성장시켜”
[헤럴드경제(스페인 바스크)=박혜원 기자] 스페인 바스크주의 해상풍력 연구개발(R&D) 실증센터인 ‘BiMEP(비멥)’의 인근 해역으로부터 2km 떨어진 곳엔 해상풍력 발전기 하나가 떠 있다.
언뜻 보면 여느 부유식 해상풍력 시스템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알고 보면 업계 최초로 부유체에 ‘회전식’ 개념을 도입하면서 각종 과학상을 휩쓸며 전 세계 주목을 받은 ‘데모사스 프로젝트’ 발전기다.
이는 설립 30년이 넘은 토목 컨설팅 기업에서 해상풍력 진출을 목표로 분사된 사이텍 오프쇼어 테크놀로지가 10년 만에 낸 성과다. 3년간 실증을 마치고 이제는 프랑스의 700메가와트(㎿) 규모 해상풍력 단지 등 각국에 기술 공급을 앞두고 있다. 수출이 안정화되면 2주마다 20㎿급 부유체 1기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 설립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바닷바람 따라 스스로 회전…토목 공학 기술과 성공적 결합
기존 발전기와 데모사스 프로젝트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닷바람을 따라 ‘스스로 회전’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발전기가 계속해서 바람을 정면으로 마주해, 전력 생산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당연한 원리지만 이를 구현하는 것은 절대 만만치 않다. 부유체가 회전하면서 해저에 연결된 케이블이나 체인이 꼬이는 것을 방지하고, 부유체가 중심을 유지하면서 전복되지 않도록 정밀하게 설계해야 한다.
데모사스 프로젝트는 모기업의 오래된 토목 공학 기술이 해상풍력과 성공적으로 결합한 사례다. 사이텍 대표는 “부유체 제작에 있어 에너지 산업보다는, ‘토목 공학’ 전문가로서 접근하고 있다”며 “콘크리트를 주요 건설 재료로 활용하는 등 기존과 다른 관점과 설루션을 제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콘크리트 기반 제작 방식도 데모사스 프로젝트의 주요한 특징이다. 기존의 발전기 주요 재료인 철강은 대부분의 나라가 수입에 의존한다. 하지만 콘크리트는 세계 어느 지역에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보편적인 재료다. 기업들 입장에선 데모사스는 전력 효율을 높일뿐 아니라 지역 기업들과의 협력을 촉진하고 비용 절감 효과까지 얻을 수 있는 프로젝트다.
사이텍 대표는 “현지 공급망과 현지 기업의 참여 비중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기술적 설루션”이라며 “한국에서도 이 기술을 100% 현지에서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데모사스 프로젝트 역시 빌바오 항만 반경 약 25km 내에 위치한 기업들과 계약해 이뤄졌다.
정부가 R&D 절반까지 지원…고객사 요청 앞서 신제품 개발
데모사스 프로젝트는 바스크 정부의 꾸준한 해상풍력 R&D 지원이 결실을 낸 대표적 사례다. 데모사스 프로젝트가 실증을 진행한 비멥은 바스크 정부가 25%, 스페인 정부가 75%씩 지분을 투자해 지난 2015년 완공한 면적 5.3㎢ 규모의 실증 시험장이다. 에너지를 비롯한 첨단 기술에 R&D 비용을 최대 50%까지 지원하는 바스크의 ‘Hazitek(하지텍)’ 지원사업에 선정되면, 기업들은 이 비용으로 비멥에서 신기술을 개발하고 실증까지 진행할 수 있다.
해상풍력 리프팅 장비 기업 슬링신트의 호세 파라 영업 담당은 “통상 고객사 요청이 있어야 신제품 개발에 들어가는데, 정부 지원을 통해 선제적으로 신제품을 개발하고 테스트하면서 최대 1년까지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스크 무역투자청 “존재하지 않았던 산업, 민관 협력으로 탄생”
이같은 정부 정책에 바스크 지역 해상풍력 기업들은 더욱 공격적으로 R&D에 나서고 있다.
나고레 보니아 가버라인 바스크 무역투자청 대표는 “바스크 기업들이 R&D에 투자하는 액수만 연간 4600만유로(약 700억원)에 달한다”며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정부가 해상풍력 R&D에 지원하기 시작해, 업계가 활용할 수 있는 연구실과 테스트 인프라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해상풍력으로 전환한 기업 상당수가 중소기업이었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비용을 부담하기 어려웠다”며 “결국 지금의 풍력 산업은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산업이 공공 부문의 적극적인 지원과 투자를 바탕으로 성장한 사례”라고 밝혔다.
kl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