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역 이동권 시위서 무소속 후보 지지 발언

마이크 이용 공개장소 연설 문제 삼아 송치

전장연 대표, “선거법 위반인지 인식 못 했어”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지난달 지하철에서 포체투지 시위를 진행하는 모습. [연합]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지난달 지하철에서 포체투지 시위를 진행하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장애인 이동권 시위 도중 마이크를 이용해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혜화경찰서는 지난달 23일 박 대표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현 서울중앙지방공소청)에 송치했다. 현재 기소 전 단계다. 혜화서 관계자는 “마이크를 이용한 공개장소 연설”이 문제가 됐다며 송치 이유를 밝혔다.

문제가 된 것은 지난 5월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열린 전장연의 장애인 이동권 시위다. 당시 박 대표 등 전장연 관계자들은 104번 버스 앞에서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법 제정 촉구! 차별버스 OUT(아웃)’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박 대표는 마이크를 잡고 당시 지방선거 서울시의원(종로 제2선거구)에 출마한 조상지 후보를 언급하며 “그분은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확실하게 하겠다고 하고 있다.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을 지지해 달라”라고 말했다.

시민단체 자유대한호국단은 이 같은 발언이 공직선거법상 허용되지 않은 확성장치를 이용한 선거운동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경찰에 고발했다. 공직선거법 제91조는 법에서 정한 경우를 제외하고 선거운동을 위해 확성장치를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고발장에는 일반교통방해·업무방해·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도 담겼다.

경찰은 수사 끝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우선 검찰에 넘겼다. 함께 고발된 다른 혐의는 아직 수사 중이다.

박 대표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당시 행동이 선거법 위반인지 몰랐다고 해명했다. 그는 “지난달 22일 한 차례 경찰 조사를 받았다”면서 “그것이 선거법 위반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박 대표는 당시 자신이 조 후보의 선거운동을 돕는 보조원으로 등록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후보가 직접 말하거나 즉석에서 이야기하기 어려운 장애가 있기 때문에 보조원으로서 이야기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다만 해당 지지 발언을 조 후보 측과 사전에 협의하거나 요청받은 것은 아니라면서 “중증장애인이고 시설에서 나와 지역에서 자립하는 활동을 지지해 같이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이어 현행 선거법에 대해 “장애인 후보에 대해 차별적인 요소들이 너무 많고 비장애인 중심으로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게 만들어진 부분이 많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 대표와 함께 고발된 민푸름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에 대해서는 경찰 수사가 계속되고 있다.


jookapook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