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총·교사노조·전교조, 고교교육 정상화 촉구

“배우고 싶은 과목보다 등급 유리한 과목 선택”

미이수제 폐지·정규교원 확충·기초학력 지원

“서·논술형 확대 앞서 공정성·수업 여건 검증”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국가교육위원회 앞에서 교사노동조합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소속회원들이  고교학점제 행정예고안 개선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국가교육위원회 앞에서 교사노동조합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소속회원들이 고교학점제 행정예고안 개선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교사노동조합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교원 3단체)가 고교학점제의 혼란을 해결하기 위해 진로·융합 선택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정규교원을 늘리라 요구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교사노동조합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8일 정부서울청사 정문에서 ‘고교교육 정상화 촉구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학생의 진로에 따라 과목을 고르도록 한 고교학점제와 등급 경쟁을 요구하는 입시가 충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종전에 절대평가로 하던 진로선택과목까지 상대평가에 포함되면서 학생들이 배우고 싶은 과목보다 등급을 받기 유리한 과목을 찾는다는 것이다.

학교 규모에 따른 교육격차도 문제로 꼽았다. 작은 학교에서는 교사와 개설 과목이 부족해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이나 다른 기관에 의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사에게는 여러 과목의 수업과 평가, 학생부 기록, 보충지도 업무가 쌓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송수연 교사노조연맹 위원장은 중등교사노조가 지난 7월 20일부터 8월 3일까지 고교 교사 119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응답자의 98.2%가 고교학점제의 전면 재검토·폐지 또는 전면적인 보완을 요구했다고 강조했다. 또 76.1%는 내신 5등급제 도입 이후 학생의 경쟁과 부담이 커졌다고 답했다.

송 위원장은 “지금의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다음 개편은 어떻게 책임지겠다는 것이냐”라며 “작은 학교에서는 교원과 개설 과목이 부족해 학생의 선택권이 제한되기에 학교 규모에 따른 교육격차부터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내년 고교학점제를 전면 적용받은 첫 학생들이 2028학년도 대입을 치르는 만큼 보완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진로·융합 선택과목의 절대평가 전환과 함께 과도하게 세분화된 과목과 학기제를 재검토하라는 요구다. 재학생에게 새로운 불이익이 생기지 않도록 대입 보완책과 적용 일정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이수제와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 폐지도 촉구했다. 대신 교육청이 인력과 예산을 책임지는 기초학력 지원체계를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강주호 한국교총 회장은 “교원은 늘리지 않으면서 업무만 늘리고, 교사의 헌신으로 제도의 빈틈을 메우는 방식은 끝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국가교육위원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서·논술형 평가 확대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충분히 읽고 토론하고 글을 쓸 수 있도록 교원과 수업 시간을 확보하는 일이 먼저라고 언급했다. 출제·채점에 필요한 시간과 평가의 공정성, 민원 대응, 오류에 대한 책임을 검증하지 않은 채 시험 방식만 바꾸면 입시 부담과 교육격차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은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전국 교사 14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70.4%가 수능 서·논술형 평가 도입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예상되는 문제는 명확하고 효과는 불분명한 정책을 추진하는 이유가 있느냐”며 “교사는 개혁의 대상이 아니라 주체다”라고 현장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라고 했다.

이들은 교육부 장관과 국가교육위원장에게 공식 대화를 요청했다. 교원·학생·학부모·교육당국·대학이 동등하게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고 개선 일정을 공개하라는 것이다.

교원 3단체는 “학생의 고등학교 3년은 되돌릴 수 없다”며 “국교위와 교육부는 미래교육을 말하기 전에 오늘의 학교부터 책임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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