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14개 시·도 재정안정화계정 7546억→3467억원
전국 국고보조사업 대응지방비는 4년 새 23.4% 증가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비수도권 광역자치단체가 재정 충격에 대비해 쌓아둔 자금이 3년 만에 절반 이하로 줄었다. 반면 국고보조사업에 투입해야 하는 전국 지자체의 재원은 올해 45조원에 육박했다. 위기 때 꺼내 쓸 자금은 줄고 중앙정부 사업에 맞춰 부담해야 할 비용은 늘면서 지방의 자체 재정 대응력을 보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이 비수도권 14개 광역자치단체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들 지자체의 재정안정화계정 잔액은 2022년 말 7546억원에서 2025년 말 3467억원으로 감소했다. 3년 사이 4079억원, 54.1% 줄어든 규모다.
재정안정화계정은 세입이나 결산상 잉여금 등을 적립해 두는 일종의 지방재정 비상자금이다. 경기침체 등으로 예상하지 못한 재정 수요가 생기거나 지방채 원리금을 갚아야 할 때 활용한다.
지역별로는 충남의 감소 폭이 가장 컸다. 2022년 말 301억원이던 잔액이 지난해 말 15억원으로 94.9% 줄었다. 같은 기간 전남은 809억원에서 111억원으로 86.3%, 전북은 27억원에서 4억원으로 84.4% 감소했다. 충북도 92억원에서 28억원으로 69.3% 줄었다.
이처럼 비수도권의 완충재원이 축소되는 동안 국고보조사업에 따른 지방의 지출 부담은 커졌다. 국고보조사업 대응지방비는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사업에 지자체가 함께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다.
행정안전부 자료를 보면 전국 국고보조사업 대응지방비는 2022년 36조4000억원에서 올해 44조9000억원으로 늘었다. 4년 만에 8조5000억원, 23.4% 증가했다. 교육 분야는 1조4000억원에서 4조5000억원으로 3배 이상 커졌고, 사회복지 분야도 18조2000억원에서 20조9000억원으로 확대됐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된 미래대응기금 도입도 지방의 재정 대응력 논의와 맞물려 있다. 기금 도입에 따른 산식 변경으로 내년 정률분 지방교부세는 기존 산식을 적용했을 때보다 30조5000억원 적게 편성됐다.
정부는 미래대응기금이 지방교부세의 변동성을 줄이고, 재정 여건이 나빠진 지방을 지원하는 장치라는 입장이다.
다만 지방이 자체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이 줄어든 상황에서 중앙정부가 기금을 통해 지원 규모와 시기를 결정하는 구조가 강화되면, 지방의 위기 대응이 정부 판단에 더 크게 의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앙정부의 사후 지원과 함께 지방이 스스로 재정 충격을 흡수할 여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비수도권 지방정부의 재정안정화계정 잔액 급감은 자체적인 재정 충격 대응 여력이 빠르게 약화하고 있다는 신호”라며 “미래기금을 통한 중앙정부의 사후 지원에 앞서 지방정부가 스스로 위기에 대비할 수 있도록 일반재원과 재정 완충 여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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