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특별단속 이후 피해자 2만7912명

대부분 20~30대, 빌라·오피스텔서 피해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체에 오피스텔 매물 정보가 붙어있는 모습. [연합]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체에 오피스텔 매물 정보가 붙어있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경찰이 전세사기 특별단속을 벌인 이후 파악한 피해액만 4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는 2만8000명에 육박했고 3명 중 2명은 20·30대였다. 특히 피해자 10명 중 9명은 빌라나 오피스텔 세입자로, 청년층과 비아파트 임차인에게 피해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이 2022년 7월 전세사기 특별단속을 시작한 이후 올해 8월까지 피해자 2만7912명, 피해액 4조781억원을 확인했다. 이 기간 경찰은 전세사기 피의자 1만3452명을 검거하고 764명을 구속했다.

피해는 젊은 층에 집중됐다. 30대 피해자(1만1279명)가 가장 많았고 20대 이하는 7179명이었다. 20·30대 피해자는 전체의 약 66%를 차지했다. 이어 40대 4205명, 50대 2330명, 60대 1056명, 70대 이상 314명 순이었다. 피해를 본 법인은 1549곳이었다.

피해액 범주별로 보면 1억~2억원을 잃은 피해자가 1만795명으로 가장 많았다. 5000만~1억원 6698명, 5000만원 이하 4663명, 2억~3억원 4547명 순이었다. 3억원 이상 피해자는 1209명이었다. 전체 피해자의 59.3%인 1만6551명이 1억원 이상 피해를 본 것이다.

피해 10명 중 9명 빌라·오피스텔

전세사기는 대개 빌라(다세대주택)에서 벌어졌다. 사기 피해자의 60% 이상인 1만7408명이 다세대주택에 전세계약을 맺었다가 어려움을 겪었다. 빌라와 오피스텔 유형을 합치면 전세사기 피해자가 전체의 90%에 달한다. 아파트 피해자는 2318명, 단독주택은 272명이었다.

피해액 기준으로 가장 기승을 부린 전세사기 유형은 ‘무자본 갭투자’다. 세입자(임차인)가 낸 보증금 등을 유용해 자기자본을 거의 들이지 않고 다른 주택을 사들인 뒤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방식이다. 무자본 갭투자 관련 피해액은 2조3773억원이다. 경찰은 이 유형으로 3558명을 검거하고 216명을 구속했다.

이어 ▷깡통전세 등 보증금 미반환 8082억원 ▷허위 보증보험 4644억원 ▷권리관계 허위 고지 367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9월 사회주택 녹색친구들 전세피해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년주거 약속 지키려면 ‘사회주택 전세 사기’ 공공 매입부터 결단하라”며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
지난 9월 사회주택 녹색친구들 전세피해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년주거 약속 지키려면 ‘사회주택 전세 사기’ 공공 매입부터 결단하라”며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

피의자는 임대인에 국한되지 않았다. 가짜 임대인·임차인 등이 4180명으로 가장 많았고 임대인·소유자 3565명, 공인중개사·중개보조원 3242명, 브로커 1741명 등이었다. 건물관리인 452명, 건축주 247명, 감정평가사 25명도 검거됐다.

전세사기 특별단속을 이어가고 있는 경찰은 피해가 청년층과 비아파트에 집중된 데는 주택 가격과 청년층의 자금 여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비(非)아파트는 전세가와 매매가의 차이가 크지 않아 전세사기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며 “청년층은 다른 연령층보다 자금 조달 여력이 부족해 비아파트에 많이 거주하는 만큼 20·30대와 비아파트에 피해가 집중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식 의원은 “청년들의 미래를 앗아간 전세사기 범죄에 깊은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경찰은 20·30대 청년 피해자들이 희망을 잃지 않도록 끝까지 책임지는 수사로 화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피해 복구를 위한 지원을 확대했다. 전세사기피해자법 시행 이후 올해 8월 말까지 피해자 등으로 결정된 사례는 누적 4만936건이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입한 피해주택은 1만718가구다.

정부는 다음 달 13일부터는 피해자가 돌려받은 보증금이 임차보증금의 3분의 1에 못 미치면 부족한 금액을 지원하기로 했다. 신탁사기 등 경·공매가 끝나기 전 지원이 필요한 피해자에게는 지원금을 먼저 지급한 뒤 정산한다.


jookapook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