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곳 중 16곳 수의계약으로 사업자 선정

  공사비 급등·고금리 여파…사업차질 우려

“국토부, 시공사 선정 간소화 방안 검토 중”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하는 정비사업지 대부분이 연이은 유찰로 인해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선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공공 주도 공급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잇따른 유찰의 반복이 사업 속도를 늦추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LH 시행 정비사업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5년간 LH가 시행 중인 정비사업장 17곳 중 16곳이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자를 선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 기간은 2022년 11월21일~2026년 8월29일 기준이다. 이들 16곳의 최초 계약·협약 공사비는 약 12조2589억원으로, 전체(17곳) 공사비 약 12조3258억원의 99.5%를 차지했다.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은 도시정비법과 정비사업 계약업무처리기준에 따라 일반 경쟁 입찰 2회 이상 유찰 시 수의계약을 추진한다. LH 측은 “최근 공사비 급등, 고금리, PF(프로젝트파이낸싱) 자금경색 등 건설사의 수익 감소 우려로 정비사업 전반에 건설사의 입찰 참여가 저조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시공자를 선정한 17곳 모두 2회 이상 유찰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흥1·영진시장 사업장은 각각 5회씩 유찰됐다. 천호A1-1·안양충훈부·태평3은 각각 4회, 수진1은 3회였다.

이중 최초 계약·협약 공사비가 1조원을 넘는 사업장은 4곳으로, 모두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자를 선정했다.

특히 수진1(1조5586억원), 안양충훈부(1조3948억원), 신흥3(1조2687억원), 신흥1(1조2159억원) 등 공사비 규모가 1조원을 초과하는 사업장도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선정했다.

신흥1구역은 2022년 4월 첫 공고가 진행된 이후 9월 말까지 총 5차례 공고가 이뤄져 그해 11월에 시공사가 선정됐다. 태평3은 2025년 6월 첫 공고 후 4차례 유찰돼 1년 넘게 지난 올해 7월에야 시공사가 결정됐다.

올해 8월 말 기준 공고가 완료된 17개 사업장 중 경쟁입찰이 있었던 곳은 영진시장 1곳이 유일하다. 하지만 영진시장 또한 2023년 10월 첫 공고 후 5번 유찰되면서 최종 시공사 선정(2025년 10월)까지 2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이처럼 유찰이 반복되면 사업이 정체될 수 있다. 착공, 이주 등 정비사업의 이후 절차들이 지연되면서 각종 금융비용과 주민 부담이 늘어날 수 있어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입찰 참여 업체가 없어 여러 차례 유찰 후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는 패턴은 적정한 공사비와 사업성이 보장되지 않아 민간의 참여가 활발하지 못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면서 “시공사 선정 지연에 따라 전체 사업 속도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적정 공사비를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LH 또한 이 같은 반복된 유찰에 대해 문제 의식을 갖고 있다. LH 관계자는 “유찰 사례는 민간사업장에도 발생하는 문제이며 정부가 8·13대책에서 시공사 선정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안을 발표함에 따라 국토부가 해당 내용을 검토 중”이라며 “LH는 해당 절차 간소화 제도를 적극 도입해 사업 속도를 높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미애 의원은 “정비사업은 주민 생활과 주거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시공자 선정 과정의 투명성과 공사비의 적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LH는 반복 유찰의 원인을 자세히 살피고 시공자 선정 과정의 투명성과 공사비의 적정성 등 보완이 필요한 사안이 없는지 살필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김희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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