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출동 요청 101건 중 실제 이송 34건… 중단률 64%
조종사 41명 모두 50대 이상
인천 응급이송체계 ‘세대교체’ 시급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천지역 응급환자의 ‘하늘길’을 책임지는 닥터헬기가 실제 현장에서는 출동 요청 10건 가운데 6건 이상이 중단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운용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우려된다.
특히 전국 닥터헬기 조종사 41명 전원이 50대 이상인 데다 인천에서도 높은 출동 중단률이 확인되면서, 단순한 헬기 확보를 넘어 조종인력 수급과 실제 환자 이송을 중심으로 한 운용체계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달희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닥터헬기 운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인천 닥터헬기 출동 요청은 모두 101건이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실제 출동·이송으로 이어진 건 34건에 불과했다. 무려 65건이 중단되면서 중단률이 64%에 달했다. 출동 요청 3건 중 2건 가까이가 실제 환자 이송으로 연결되지 않은 셈이다.
문제는 이 같은 실적과 정부가 제시하는 ‘가동률’ 사이에 상당한 간극이 있다는 점이다.
최근 5년간 전국 닥터헬기 출동 요청은 8691건이었지만 이 가운데 2383건, 27.4%가 중단됐다.
그럼에도 보건복지부가 집계한 지역별 닥터헬기 가동률은 대부분 100%를 기록했다.
현재의 가동률 산정 방식은 주헬기나 대체헬기가 출동하지 않고 대기하고 있더라도 정상 가동으로 계산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결국 ‘헬기가 정상적으로 대기하고 있었는가’와 ‘응급환자가 실제로 헬기를 통해 이송됐는가’가 서로 다른 지표로 관리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의 경우 이러한 문제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닥터헬기는 응급의료 취약지역의 중증·응급환자를 신속하게 이송하기 위해 운영되는 항공이송 전담 헬기다.
현재 인천을 비롯해 전남·강원·경북·충남·전북·경기·제주 등 전국 8개 지역에서 운용되고 있다.
하지만 인천에서 지난해 실제 이송으로 이어진 사례가 34건에 그치면서 닥터헬기의 존재 자체보다 ‘필요할 때 실제로 환자에게 도달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져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기에 조종인력의 고령화 문제도 겹친다. 전국 닥터헬기 조종사 41명은 모두 50대 이상이었다.
평균 연령은 59.4세이며 60대 이상도 16명으로 전체의 39%를 차지했다. 30대와 40대 조종사는 한 명도 없었다.
특히 조종사 41명 가운데 40명이 군 출신으로 나타나면서 군 전역 조종사에 의존하는 현재의 인력 수급구조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느냐는 문제도 제기된다.
다른 정부 항공기관의 조종사 평균연령이 경찰청 51.1세, 소방청 중앙소방항공대 51세, 산림청 51세인 것과 비교하면 닥터헬기 조종사의 평균연령은 약 8세 높은 수준이다.
야간 응급이송의 공백도 인천이 함께 들여다봐야 할 대목이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중앙의료원이 2016년부터 올해까지 제시한 닥터헬기 운항 관련 제안요청서는 운항시간을 ‘일출부터 일몰까지’로 제한하고 야간 비행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유지해 왔다.
현재 운용되는 닥터헬기 8대에는 야간투시경도 장착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환자가 발생하는 시간이 반드시 낮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야간 이송체계는 인천을 포함한 전국 닥터헬기 운용체계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닥터헬기의 운용비용에 대한 성과관리도 과제로 남는다.
전국적으로 닥터헬기 임차료는 지역별로 매년 28억~41억원가량 지급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실제 이송 건수가 크게 감소했다.
충남의 경우 지난해 이송 건수가 17건까지 떨어졌는데도 연간 임차료로 28억5700만원이 지급돼 이송 1건당 비용이 약 1억6800만원에 달했다.
이달희 의원은 “닥터헬기는 응급의료 취약지 주민에게 사실상 마지막 이송 수단”이라며 조종인력 세대교체와 야간운항 도입, 지역별 이송 실적 편차 해소 등을 주문했다.
인천 닥터헬기 역시 이제는 ‘가동률 100%’라는 숫자보다 얼마나 많은 응급환자를 실제로 살려 병원까지 옮겼는가를 중심으로 성과를 평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gilbert@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