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하나·우리·BNK 승계절차 착수
당국 CEO 승계 투명성 강화 주문 반영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주요 은행장들의 임기가 올해 말 잇따라 끝나는 가운데 금융지주들이 차기 은행장 선임 절차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 금융당국이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승계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조하면서 금융지주들도 후보 검증을 강화하고 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의 역할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손질에 나섰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하나·우리·BNK금융은 전날 차기 은행장을 포함한 주요 계열사 CEO 승계 절차에 일제히 들어갔다.
특히 하나·우리·BNK금융은 이날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주문을 반영해 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의 참여와 후보 검증 절차 강화 방안을 내놨다.
먼저 우리금융은 은행 임추위에 경영성과 점검 절차를 신설하고 외부 전문기관을 검증 과정에 참여시키기로 했다. 승계 절차의 주요 단계별 기준과 절차도 사전에 마련한다.
우리금융 임추위 관계자는 “대폭 개선된 절차를 기반으로 승계절차를 충실히 운영해 경영능력에 기반한 적임자를 대표로 선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도 은행 임추위의 권한을 한층 넓혔다. 하나은행 임추위는 기존 은행장 후보 대상자 추천에 더해 올해부터 지주가 압축한 최종 후보군에 대해서도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최종 후보 평가 과정에는 은행 임추위원장이 직접 참석해 임추위 의견을 전달한다.
후보 검증 절차도 구체화했다. 하나금융은 후보 압축 단계마다 최소 2주 이상의 검증기간을 두고 10월 말께 주요 관계회사별 3인 이내의 최종 후보군을 선정한 뒤, 12월 초 최종 후보 1인을 각사 임추위에 추천할 예정이다.
BNK금융도 올해부터는 내부·외부 후보에게 최근 3년간 각 회사의 경영현황과 주요 이슈, 전략 등을 동일하게 제공해 후보 간 정보 격차를 줄이기로 했다. 10월 중·하순 1차 후보군을 추린 뒤 11월 중순 후보군을 압축하고 12월 중순 최종 후보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KB금융도 전날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가동해 KB국민은행장을 포함한 계열사 CEO 인선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직전 국민은행장 인선에서는 2024년 6월 은행장 경영승계계획을 마련하고 9월 후보 선정 기준과 프로세스, 일정을 정한 뒤 11월 후보군 압축과 최종 후보 선정을 진행했다.
금융지주들의 이 같은 행보는 금융당국이 최근 자회사 CEO 승계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 강화를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3일 8개 은행지주 회장들과 만나 친소관계가 아닌 역량 중심의 인사와 후보 검증, 자회사 임추위 역할 강화를 당부했다.
이 같은 당국의 기조에 맞춰 신한금융도 앞서 지난달 21일 자회사 CEO 승계 절차를 시작하면서 신한은행 임추위의 참여 범위를 확대했다. 지주가 관리하는 승계후보군 정보를 은행 임추위와 공유하고 은행 임추위가 후보군에 포함할 인사를 추천할 수 있도록 했으며, 자회사 대표이사의 자격요건과 평가 기준도 보다 구체화했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각 지주가 내놓은 개선안 자체보다는 금융당국이 원하는 지배구조 개선의 방향과 범위가 아직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부담으로 꼽는다. 금융회사들이 은행 임추위의 역할과 검증 절차를 잇달아 보강하고 있지만 지주 자추위와 자회사 임추위 간 권한을 어디까지 조정해야 하는지 등 구체적인 기준은 제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이 강조하는 투명성과 공정성 강화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실효성 있는 제도로 발전하려면 당국에서도 의도나 방향성을 보다 명확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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