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M x SFMOMA’ 10월 3일 개막
개인 소장품 140점 미국 최초 공개
기획부터 해설까지 ‘예술적 자기소개’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방탄소년단(BTS) 리더 RM의 예술적 심미안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San Francisco Museum of Modern Art)으로 향한다.
30일 소속사 빅히트뮤직에 따르면 RM과 SF모마가 공동 기획한 특별전 ‘RM x SFMOMA: 비트윈 유 앤드 미(Between You and Me)’가 다음 달 3일(이하 현지시간)부터 2027년 2월 7일까지 개최된다. RM이 오랜 시간 공들여 모은 개인 소장품을 공공 미술관에서 본격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RM은 소속사 빅히트 뮤직을 통해 “제 이름을 걸고 처음으로 수집의 여정을 세상과 나누는 자리”라며 “한 사람이 오랜 시간 축적해 온 컬렉션만큼 그 내면을 솔직하게 투영하는 매개체도 드물다고 믿는다. 그런 점에서 이번 전시는 (관람객에게 건네는) 꽤 긴 자기소개가 될 것”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그러면서 “제 컬렉션에는 한국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이 많다. 한국 밖에서는 아직 낯선 이름도 있을 텐데 조금 더 나은 관점과 감각을 보태고 싶은 마음으로 수집해왔고, 그 과정이 이번 전시로 이어졌다”라고 들려줬다.
이번 전시는 기획 전반에 걸친 RM의 주도적 참여도 돋보인다. RM은 SFMOMA의 아메리카 카스티요, 김효은 공동 큐레이터(Cu와 긴밀히 호흡하며 출품작 선정부터 공간 구성까지 총괄했다. 특히 관람객과의 정서적 거리를 좁히기 위해 전시 서문과 작품 설명문을 한·영 양국어로 직접 집필했으며, 자신의 육성으로 녹음한 오디오 가이드와 전시 전용 배경음악 선곡까지 맡았다.
이번 전시는 1935년 SFMOMA 개관 이래 K-팝 아티스트와 맺은 최초의 협업이다. 미술관 측이 RM의 독자적인 컬렉팅 철학과 현대미술을 향한 지속적인 헌신을 높이 평가해 먼저 협업을 제안했다.
실제로 지난 수년간 RM은 미술계의 중요한 컬렉터로 자리해왔다. 그는 틈이 날 때마다 전국 방방곡곡의 미술관과 갤러리를 순례해왔다. 그가 다녀간 동선은 이른바 ‘RM 투어’라는 문화 현상으로 번졌다. 2019년 부산시립미술관 ‘이우환 공간’ 방명록에 남긴 “선생님, 저는 ‘바람’을 좋아합니다”라는 짤막한 문장은 국내외 수많은 아미들을 고요한 전시실로 불러들이며 관람객 수를 평소의 4배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국립현대미술관(MMCA)에 절판 미술 도서 보급을 위해 1억 원을 기부하고, 조선 왕실 활옷 복권과 해외 소장 한국 회화 도록 제작을 위해 2억 원을 쾌척한 행보 역시 그가 향유자를 넘어 우리 미술의 든든한 후원자라는 점을 입증했다.
크리스토퍼 베드포드 SFMOMA 관장은 “이번 전시는 예술을 매개로 한 글로벌 대화를 확장하려는 미술관의 지향점과 맞닿아 있다”며 “미술관에 새로운 목소리를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 동시에 RM을 통해 현대미술과 한국 미술을 접한 관람객들을 이곳으로 초대한다”고 설명했다.
전시장엔 RM의 소장품 약 140점을 포함해 총 180여 점의 명작이 들어선다. 윤형근·박래현·장욱진·권옥연·김윤신·도상봉 등 한국 근현대미술의 뼈대를 세운 거장들의 역작과, SFMOMA가 소장해 온 김환기·백남준을 비롯해 마크 로스코·아그네스 마틴·앙리 마티스·조지아 오키프의 걸작이 한 공간에서 조응한다. 아울러 6세기 삼국시대 토기와 도자기, 서예까지 아우르며 반만년 한국 미학의 장구한 흐름을 조망할 수 있다. SFMOMA 측은 이번 기획을 두고 “미국 미술사에서 열린 한국 근현대미술 전시 중 가장 폭넓은 행사“라고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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