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미래대응기금 설계 보완 논의
초과세수 기금 先적립땐 지방몫 축소
박홍근 “지방 지원 얇아지지 않을 것”
초광역 특별계정 신설 등 보완책 도출
162조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 신설과 관련해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지방교부세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당정이 지역 투자 확대와 함께 기금 설계 등에서 보완에 나서기로 했다. 지방정부에선 “(반도체 호황 등으로) 회복된 세수가 지방에도 돌아야 한다”면서 20년째 유지된 지방교부세율의 조정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29일 오전 국회에서 ‘미래대응기금 당정협의회’를 열고 미래대응기금 도입 과정에서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한 보완책을 논의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지방정부의 우려와 관련 “국세 수입 증가분 전체가 미래대응기금에 적립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기금 신설과 관련해 지방 세수가 부족하거나 지방 재정의 자율성이 악화돼서는 안 된다는 우려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역의 우려와 제안을 당정과 지자체 간 협의를 통해 충분히 논의하고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한병도 원내대표 역시 “지방교부세 축소나 지방비 부담 우려 등 지방정부의 염려가 크다는 점을 예산정책협의회 등을 통해 현장에서 많이 듣고 있다”며 “향후 예산안과 법안 심사 과정에서 이를 세심하게 반영해 미래대응기금의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날 당정협의회는 민주당 소속 광역지방자치단체장들의 우려가 당 지도부와 정부 측에 전달되는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미래대응기금은 세수 증가 시기에 확보한 재원을 미래 성장 분야에 투자하고, 세수 변동성에 대비하는 기금을 말한다. 정부는 이와 관련 청년·성장동력·지방·교육인재 등 4대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미래 성장을 뒷받침한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지난달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제시한 미래대응기금 규모는 162조3000억원에 달한다. 내국세 세입예산 중 최근 10년간 세수 증가 추세를 웃도는 부분을 기금에 적립하는 방식이다. 올해 초과세수가 50조원 이상으로 전망되면서 이 가운데 일부가 추가 적립되면 기금 규모가 20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다만 기금 설계 과정에서 내국세 수입과 연동되는 지방교부세의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놓고 지방정부의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지방교부세를 배분하는 행정안전부와 이를 주요 재원으로 활용하는 지방정부가 미래대응기금 조성에 우려를 나타내는 것은 기금 적립으로 지방교부세가 당초 기대보다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교부세는 통상 내국세의 19.24%를 재원으로 한다. 세수가 늘면 지방교부세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초과 세수를 미래대응기금에 우선 적립하면 지방으로 돌아갈 몫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지방정부는 2023년과 2024년 대규모 세수결손으로 지방교부세가 줄면서 사업을 축소·조정하거나 자체 재원을 투입한 경험이 있다. 정부는 세수 재추계 결과를 토대로 초과세수 중 미래대응기금에 추가 투입할 규모를 결정하고, 지방교부세에 미치는 영향을 정치권 및 재정당국과 계속 조율할 방침이다.
이날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2027년 지방교부세가 올해에 비해 증가하도록 설계돼 있으나 지방정부의 기대 수준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며 “당정과 지방의 의견을 바탕으로 미래대응기금의 설계와 활용에 대한 부분을 보완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미래대응기금이 지방재정을 줄이기 위한 제도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재정의 새로운 틀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내국세 수입과 연동되는 지방교부세의 모수를 조정하다 보니 시도지사의 걱정과 우려가 있다는 점을 깊이 공감한다”며 “지방정부 지원은 결코 얇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3대 메가프로젝트, 초광역 특별계정 신설 등을 통해 지역산업 거점을 육성하고, 지역인재 육성, 지역 필수의료 특별회계 신설 등으로 교육, 의료 등 정주여건을 개선하겠다”며 “앞으로 국회 논의 과정에서도 지방정부의 목소리를 최우선으로 듣겠다”고 말했다.
시도지사협의회장인 박찬대 인천시장은 “윤석열 정부 당시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지방교부세가 연이어 줄어들었다”며 “이제 세수가 회복되는 만큼 그 회복의 몫이 지방에도 돌아와 비어 있는 곳간을 채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특히 “지방교부세율은 2006년 이후 20년째 그대로”라면서 “정부 국정과제인 재정분권의 방향에 맞춰 교부세율 조정도 함께 논의해 주시길 기대한다”며 지방교부세율의 조정을 요구했다. 윤채영·이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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