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버스전용차로 개선 용역에 유턴 방안 담는다
정류소 이전, 승강장 연장, 차로 재배치까지 입체적으로 분석
홍제3구역 재건축과 맞물려 통일로 교통체계 재설계 가능성
서울시의회·국회·서울시·경찰청·서대문구 협업 테이블 가동
[헤럴드경제=양정원 기자]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주민들의 오랜 숙원인 통일로 인왕아파트 교차로 유턴 문제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중앙버스전용차로, 정류소 배치, 도로 폭 등 복잡한 여건에 막혀 해법을 찾지 못했던 현안이 서울시 실시설계 용역과 홍제3구역 재건축 교통계획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본격적인 기술 분석에 들어간다.
김호진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더불어민주당, 서대문2)은 지난 21일 인왕아파트 교차로 유턴 허용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간담회를 열고 그동안 개별 기관에 흩어져 있던 쟁점을 한 테이블 위에 올렸다.
자리에는 서울시의회를 비롯해 김동아 국회의원실, 서울시 교통실, 서울시경찰청, 송은경 서대문구의원, 서대문구청 도로과 등이 참석했다. 도로 구조부터 버스 운행, 교통규제, 재건축 이후 차량 흐름까지 서로 맞물린 문제를 한꺼번에 살펴보기 위해서다.
돌아가야 집에 간다…홍제동의 오래된 불편
통일로를 이용하는 홍제동 주민들에게 유턴 지점 부족은 단순한 운전 불편 이상의 문제였다.
인왕아파트와 주변 주거지역으로 진입하려는 차량은 목적지가 가까이 있어도 진행 방향이 맞지 않으면 상당 구간을 지나 되돌아와야 한다. 짧은 거리를 두고 장거리 우회를 반복하는 구조가 이어지면서 이동시간이 늘고 주변 교차로에도 불필요한 차량 흐름이 더해졌다.
주민들이 인왕아파트 교차로에 방향 전환 구간을 마련해 달라고 지속해서 요구한 배경이다.
하지만 통일로는 서울 도심과 서북권을 연결하는 주요 간선도로인 데다 중앙버스전용차로와 중앙정류소가 자리 잡고 있다. 일반 도로처럼 차선 하나를 조정하는 방식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웠다.
차량이 안전하게 회전할 공간을 만들려면 중앙정류소 위치, 승강장 길이, 버스전용차로, 일반차로 배치를 동시에 손봐야 한다. 보행자의 정류소 접근과 안전까지 고려해야 해 여러 조건이 맞아야 한다.
여기에 교통규제 심의를 담당하는 서울시경찰청과의 협의도 필요하다. 도로 관리, 대중교통, 교통규제 업무가 서로 다른 기관에 나뉘어 있는 만큼 어느 한 곳의 판단만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민원에서 설계로…흩어진 퍼즐 맞춘다
이번 논의가 주목되는 이유는 오랫동안 반복된 주민 요구를 다시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설계 과정과 연결했다는 점이다.
서울시의회·국회·서울시·서울시경찰청·서대문구가 각각 갖고 있던 자료와 입장을 공유하면서 도로 구조와 교통 흐름을 함께 조정할 수 있는 협업 틀을 마련했다.
특히 홍제3구역 재건축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재건축이 진행되면 일대 차량 이동량과 진출입 동선, 보행환경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기존 도로 구조를 그대로 둔 상태에서 유턴 가능 여부만 판단하기보다 재건축 이후 달라질 교통 수요까지 반영해 통일로 일대의 흐름을 다시 설계하자는 접근이다.
이에 따라 차량 회전 공간을 어디에 확보할지, 대기 차량이 본선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중앙버스전용차로 운행을 방해하지 않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볼 수 있게 됐다. 중앙정류소 이용자의 보행 안전과 승하차 환경 역시 주요 분석 대상이다.
단일 교통시설 설치를 넘어 재건축과 간선도로, 대중교통체계를 하나의 공간 단위로 묶어 해법을 찾겠다는 것이다.
논의는 구체적인 후속 절차로 이어진다.
서울시는 총 11억6800만원 규모의 중앙버스전용차로 흐름 개선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을 활용해 통일로 인왕아파트 교차로의 방향 전환 가능성을 살펴볼 계획이다.
설계 과정에서는 중앙정류소 조정 여부를 비롯해 승강장 연장에 필요한 공간, 차로 재배치, 차량 회전반경, 버스 운행 영향, 보행자 안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게 된다.
그동안 주민 민원과 기관별 의견 수렴에 머물렀던 사안이 도면과 교통 데이터를 토대로 실행 가능성을 따지는 단계로 이동하는 셈이다.
재건축과 맞물린 통일로 교통개선…관건은 안전·차로 확보
물론 용역 반영이 곧 사업 확정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한정된 도로 공간에서 일반차량의 회전 구간을 확보하면서 중앙버스전용차로의 기능을 유지해야 하고, 정류소 이용객의 안전도 보장해야 한다. 향후 서울시경찰청 교통규제 심의도 거쳐야 한다.
결국 관건은 제한된 도로 공간 안에서 버스와 일반차량, 보행자가 충돌하지 않는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다.
이번 논의는 인왕아파트 앞 한 곳의 유턴 허용 여부를 넘어 홍제동 일대 교통환경을 어떻게 재편할 것인지와도 맞닿아 있다.
홍제3구역 재건축에 따라 주거환경과 차량 동선이 달라지는 시점에 기존 통일로의 교통체계까지 함께 손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실시설계에서 실현 가능한 대안이 도출되고 재건축 사업의 교통처리계획과 유기적으로 연결된다면 주민들이 반복해 온 우회 운행을 줄이는 동시에 통일로 접근성을 개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주민들이 오랫동안 해결을 요구해 왔지만 여러 기관과 부서가 각자의 영역에서 접근하면서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번에 흩어져 있던 쟁점을 한자리에서 공유하고 서울시 교통실 용역을 통해 기술적 분석에 들어가는 만큼 홍제3구역 재건축에 따른 교통 변화까지 종합적으로 살펴 실현 가능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의해 주민들의 오랜 숙원인 통일로 교통 불편이 해소될 수 있도록 끝까지 챙기겠다고 했다.
7toy7@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