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경찰서 파출소 순찰요원

근무 중 반복 고백·민원 취소 강요도

‘스케치북 고백’의 예시. 기사와 관련 없음. [AI로 제작한 이미지]
‘스케치북 고백’의 예시. 기사와 관련 없음. [AI로 제작한 이미지]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순찰 근무 중 카페 여주인에게 고백하고 상대가 거절 했는데도 반복적으로 접근한 경찰관에 대한 강등 처분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지난 3일 경사 A씨가 부산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강등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2001년 순경으로 임용된 A씨는 부산 해운대경찰서 파출소 순찰요원으로 근무하던 2023년 4월에 순찰 도중 좋아하는 여성이 운영하는 카페에 찾아가 창밖에서 스케치북에 문구를 적어 고백했다.

A 씨는 여성이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도 반복적으로 접근해 고백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대법원은 “A씨가 근무시간에 카페 여주인의 거부 의사 표시에도 불구하고 계속적, 반복적으로 접근해 고백함으로써 여주인으로 하여금 성적 불쾌감이나 혐오감 등 심리적 고통을 느끼게 했다”고 지적했다.

A 씨가 강등 처분을 받은 사유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A 씨는 같은 해 7월 교통사고 신고 처리를 한 뒤 가해자의 연락처를 후배 경찰관에게 요구해 전달받았다. 그는 전화번호를 넘겨받은 뒤 “그 여자가 싱글이면 연락해도 죄가 안 되겠지”라고 동료 경찰에게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같은달 “별거 중인 남편이 집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현장에서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지만 같은 내용의 신고가 다시 접수되자 “경찰 말이 말 같지 않냐. 자살할 사람은 짜증을 내지 않는다”고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애인 흉내를 내며 관련자를 모욕했다는 내용도 징계 사유에 포함됐다.

이후 자신의 언행과 관련한 민원이 제기되자 이를 철회해 달라며 민원인에게 20차례 전화하고 19차례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상급자가 민원인과 접촉하지 말라고 지시했지만 이를 따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해운대경찰서 경찰공무원보통징계위원회는 부적절한 언행 및 품위 손상, 지시명령 위반 및 민원 취소 강요, 후배 경찰관에 대한 갑질, 개인정보 부당취득, 근무 태만 등 5가지 사유로 A 씨에게 강등 처분을 내렸다.

A 씨는 이에 불복해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을 제기했지만 기각되자 행정소송을 냈다.

1심은 강등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해 A 씨 청구를 기각했지만 2심은 자살 우려 신고와 관련한 A 씨 언행이 부적절하지만 모욕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후배 경찰관에 대한 발언이 갑질로 인정하기 부족하다는 점 등을 들어 나머지 사유만으로 강등은 지나치게 무겁다고 봤다.

하지만 대법원은 민원 취소를 강요한 행위만으로도 “비위의 정도가 중하고 비난 가능성 또한 크며, 이로 인해 경찰 조직의 기강 및 조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지적하며 “강등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판단한 원심 판결에는 징계 재량권의 한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파기환송한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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