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공정위 당정협의회서 의견 모아
처분시효 15년 연장·가격 ‘재결정 명령’
권칠승 “상습 담합 사업자 시장서 퇴출”
주병기 “부당이익 넘는 과징금, 새 표준”
[헤럴드경제=윤채영 기자] 정부·여당이 식재료·교육·에너지·주거생활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 반복적으로 담합한 사업자를 시장에서 퇴출할 수 있도록 하는 ‘초강수 카드’를 꺼냈다. 세부적으로 5년 이내 2회 이상 담합한 사업자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관계 기관에 등록취소나 영업정지를 요청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 마련에 나선다.
더불어민주당과 공정거래위원회는 28일 국회에서 ‘반복담합 근절을 위한 입법 추진 당정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입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권칠승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시장 신뢰를 무너뜨리고 국민경제를 멍들게 하는 상습 담합 사업자는 시장에서 퇴출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우리 경제에 만연한 담합을 뿌리 뽑아야 한다”며 “교복이나 교육 기자재 입찰 담합과 같이 자녀 교육 분야도 더욱 촘촘히 감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확충하고, 왜곡된 가격을 바로잡는 보다 실효적인 수단도 도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병기 공정위원장도 “국민 생활 밀접 분야의 장기간 반복 담합은 가격을 왜곡해 민생 부담을 가중할 뿐 아니라 기업들이 생산적 경쟁보다 착취와 반칙의 기회를 엿보게 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강성과 성장동력을 근본적으로 훼손할 우려가 있다”면서 “이번 제도 개선 방안이 신속한 입법으로 이어진다면 ‘담합이 기업의 존속을 위협하는 위험 요인’이라는 인식이 우리 경제 전반에 확산하고, 건강한 경쟁 질서가 작동하는 시장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정이 이날 발표한 대책의 핵심은 반복 담합 사업자에 대한 등록·허가 취소 및 영업정지 제도 도입이다. 안전·에너지·운송·환경 등 17개 업종 사업자가 5년 이내 2회 이상 담합한 경우 공정위가 관계 행정기관에 등록·허가 취소나 영업정지를 요청할 수 있도록 공정거래법을 개정한다. 이들 업종과 관련한 개별법도 함께 손질할 예정이다.
당정은 이와 함께 ▷담합 처분시효 연장 ▷입찰담합징후분석시스템(BRIAS)의 교육청 연계 ▷가격 재결정 명령 근거 마련 ▷자진신고 사업자에 대한 시정조치 감면 혜택 제외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담합 처분시효를 현행 최대 12년에서 최대 15년으로 늘린다. 조사 개시 전 처분시효를 위반행위 종료일부터 현행 7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한다. 조사 개시 이후 5년인 현행 기준과 결합하면 최대 처분시효가 15년으로 늘어난다. 은밀하고 장기간에 걸쳐 이뤄지는 담합의 특성을 고려해 적발 가능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교육 분야 입찰 담합 감시도 강화한다. 현행법상 교육청은 입찰담합징후분석시스템(BRIAS) 자료 제출 의무기관에서 제외돼 있는데, 앞으로 교육청도 자료를 제출하도록 해 교복·교육 기자재 등 입찰 담합 감시를 강화한다.
아울러 담합으로 인상된 가격을 다시 낮출 수 있는 ‘가격 재결정 명령’ 근거도 마련한다. 민병덕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담합해서 가격을 올렸는데 그것을 그대로 유지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며 “소비자를 위해 가격 재결정 명령을 할 수 있어야 하고, 그래야 소비자들이 가격 담합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담합 자진신고자에 대한 감면 범위도 축소한다. 자진신고 사업자에 대한 과징금 등 감면 제도는 유지하되 가격 재결정 명령 등 시정조치까지 면제받지는 못하도록 공정거래법을 개정할 예정이다.
과징금 제재 역시 강화한다. 주 위원장은 “과거 담합 사례를 보면 담합에 대한 제재가 약하지 않느냐는 비판이 많이 존재한다”며 “법 집행을 엄정하게 하면 앞으로는 부당한 이익을 현저히 초과하는 과징금 부과가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정은 내달 시작되는 국정감사 이후 본격적인 입법 논의에 들어갈 계획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상혁 의원은 “국정감사가 지나면 본격적으로 예산과 입법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담합 근절은 소비자들의 민생과 복리후생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중요한 사안인 만큼 빠르게 처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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