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노동 보호방안 정부안·노사협의도 아직

5인 미만 근기법 사회적 대화도 가시화 안 돼

일하는 사람 기본법 등 핵심 과제 12월 집중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 관계자들이 29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감 빼앗는 야간 배송! 강요당하는 프레시백! 깜깜이 원청단가! 쿠팡의 반노동 횡보”와 관련, 정부가 직접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 관계자들이 29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감 빼앗는 야간 배송! 강요당하는 프레시백! 깜깜이 원청단가! 쿠팡의 반노동 횡보”와 관련, 정부가 직접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이재명 정부가 노동시장 격차 해소를 내걸고 제시한 노동정책 시간표가 흔들리고 있다.

9월 마련을 약속한 야간노동자 보호대책은 정부안도 확정하지 못했고, 같은 달 시작하기로 한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확대 사회적 대화도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주요 대책과 입법과제가 12월에 한꺼번에 몰려 추가 지연 우려도 커지고 있다.

2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내놓기로 했던 ‘야간노동자 건강보호 방안’의 발표 시점을 늦추기로 했다. 현재 해외 사례와 현장 수요를 조사하는 단계로, 구체적인 정부안을 토대로 한 노동계·경영계 협의에도 착수하지 못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여러 방안을 연구하고 해외 사례와 현장 수요를 살펴보고 있지만 아직 정부안으로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며 “9월을 거의 다 보낸 만큼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새 발표 시점에 대해서도 “연내 마련하면 좋겠지만 정확한 시기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노동부는 지난 8월 4일 대통령에게 보고한 하반기 업무계획에서 야간노동자 건강보호 방안을 9월까지 마련하겠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지난달 의료·돌봄·제조·물류·배송 분야 노동자 간담회 이후 발표 시점은 ‘연내’로 바뀌었다.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 확대도 일정 점검이 필요한 과제다. 노동부는 5∼10월 사업장 실태를 분석하면서 9월부터 적용 방식과 지원 방안을 사회적 대화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22일까지 논의기구와 참여 주체, 첫 회의 일정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기업투자와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등을 둘러싼 갈등을 줄이기 위해 8월 발표하겠다던 ‘경영성과급 등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도 지난 3일에야 나왔다.

노동부가 현재까지 약속한 일정을 지킨 주요 사례는 공무직위원회 출범 정도다. 노동부는 공무직위원회법 시행일인 지난 18일 국무총리 소속 공무직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첫 회의를 열었다.

문제는 앞으로다. 노동부는 11월부터 AI 산업전환에 따른 혁신투자·성과배분과 미래세대 일자리, 사회안전망 확대 등을 다룰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시작할 예정이다.

12월에는 ▷K-노동복지회의소 설립 방안 ▷일하는 사람 기본법·근로자추정제 입법 ▷기간제 제도 합리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로드맵 ▷실노동시간 단축 기업 지원법 ▷퇴직급여 사외적립·기금형 퇴직연금 활성화 방안 등 최소 6개 과제가 몰려 있다.

이 탓에 노동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노동부 한 관계자는 “9월 과제부터 정부안 마련과 노사 조율이 늦어지면서 연말 대책도 차례로 밀릴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정책 일정을 잇달아 제시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조사와 의견수렴, 법안 마련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fact051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