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신작 가격에 중고 아이폰 ‘290만원’

중고폰 가격 상승에 시장 거래액 7600억 급증

업계 “신제품 가격 인상에 ‘프리미엄 중고폰’”

지난 18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애플스토어에서 고객들이 아이폰 18 프로, 18 프로 맥스 제품을 살펴보는 모습 [윤창빈 기자]
지난 18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애플스토어에서 고객들이 아이폰 18 프로, 18 프로 맥스 제품을 살펴보는 모습 [윤창빈 기자]

[헤럴드경제=차민주·이준영 기자] “아이폰 17 프로맥스 290만원에 판매합니다.” (중고거래 플랫폼 게시글 中)

스마트폰 가격이 치솟으면서 ‘가성비’ 대안으로 여겨졌던 중고폰마저 비싸지고 있다. 신제품 출고가 상승 여파가 중고 시장으로 번지면서 100만원을 훌쩍 넘는 고가 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중고 아이폰은 300만원에 육박하는 매물이 있을 정도다.

새 제품은 물론 중고폰까지 가격이 오르면서, 스마트폰 교체를 고민하는 소비자의 부담도 한층 커졌다.

22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이달 ‘아이폰 18 프로 시리즈’ 출시와 함께 중고거래 플랫폼에 100만원을 웃도는 ‘고가’ 아이폰 전작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아이폰 신작의 가격대가 지속해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 17 프로맥스(256GB·출고가 199만원)’는 출시된 지 1년이 지났음에도 150만원이 넘는 중고 제품이 심심찮게 확인됐다. 출고가 319만원에 달하는 2TB 모델은 29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 18 프로·프로맥스가 국내에 공식 출시된 지난 18일 서울 중구 애플 명동점 앞에 아이폰을 구매하려는 시민들이 줄을 서 있다. [연합]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 18 프로·프로맥스가 국내에 공식 출시된 지난 18일 서울 중구 애플 명동점 앞에 아이폰을 구매하려는 시민들이 줄을 서 있다. [연합]

비단 아이폰만의 현상이 아니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출고가가 나란히 오르고 있다. 최근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 Z폴드8’ 기본 모델의 출고가는 228만원으로 책정됐다. 내달 출시 예정인 애플의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도 329만원부터 시작한다. 스마트폰 한 대에 200만~300만원 이상을 지급하는 시대가 열린 셈이다.

신제품 가격 상승 여파는 중고폰 시장에도 고스란히 번졌다. 지난 21일 중고폰 B2B 거래관리시스템 UPM에 따르면 올해 중고 아이폰 평균 단가는 ▷지난 2월 58만원 ▷3월 63만원 ▷4월 66만원 ▷5월 71만원 ▷6월 73만원으로 이번 상반기 내내 꾸준히 올랐다.

삼성의 중고 제품 평균 단가도 20만원대를 웃돌고 있다. 지난 3월 27만원까지 상승한 뒤 계속해서 2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구체적으로 ▷지난 2월 17만원 ▷3월 27만원 ▷4월 24만원 ▷5월 23만원 ▷6월 22만원이다.

스마트폰 가격 상승 영향으로 중고폰 매물량에 비해 총거래액이 크게 증가했다. 중고폰 매물량은 지난 2021년 553만대에서 2025년 616만4000대로 약 11% 상승했지만, 시장 전체 거래액은 같은 기간 1조1000억원에서 1조8600억원으로 69% 늘었다.

지난 7월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드 빌링스케이트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6’에서 공개된 갤럭시 Z 폴드8 [헤럴드DB]
지난 7월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드 빌링스케이트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6’에서 공개된 갤럭시 Z 폴드8 [헤럴드DB]

업계는 스마트폰 가격 인상에 따른 불가피한 현상이라 입을 모은다. 향후 중고 스마트폰의 가격이 200만원을 훌쩍 넘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 중고 제품은 보통 출시 1년 뒤 신제품 가격의 60~70%, 삼성전자 제품은 약 50% 수준에서 거래된다”며 “신제품 가격이 치솟은 만큼 중고 제품 가격도 함께 오르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신제품 가격이 이미 300만원대까지 올라온 만큼 앞으로는 200만원을 넘는 중고폰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메모리 등 핵심 부품 가격이 오르면서 스마트폰 값은 당분간 지속해서 상승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범용 D램 계약 가격은 직전 분기 대비 약 93~98% 상승했다. 이번 3분기에도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계약가격이 각각 13~18%, 10~15%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국제데이터코퍼레이션(IDC)은 올해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ASP)이 전년 대비 14% 오른 523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cham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