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11년 반 장기 추적
치료군 0.97%·비치료군 1.02%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유방암 수술 후 받는 방사선치료가 피부암 발생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22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유방암센터 윤창익 교수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활용해 유방암 수술 환자를 장기간 추적한 결과, 방사선치료 여부에 따른 피부암 발생 위험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유방외과 진제현·김두레 교수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유방암은 국내에서 매년 약 3만명의 여성에게 발생한다. 조기 유방암의 경우 유방보존수술 후 남아 있을 수 있는 암세포를 없애기 위해 방사선치료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방사선 노출이 장기적으로 피부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왔다. 실제 서양인을 대상으로 한 기존 연구에서는 방사선치료를 받은 유방암 환자의 피부암 위험이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12~57% 높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하지만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는 부족했다.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12년 사이 유방암 진단을 받은 만 20세 이상 환자 가운데 수술 여부와 다른 암·치료 이력 등을 고려해 3만7957명을 최종 분석했다. 이후 나이와 성별, 치료 이력 등을 비슷하게 맞춰 방사선치료군과 비치료군 각각 9928명씩 총 1만9856명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방사선치료군의 피부암 발생률은 0.97%, 비치료군은 1.02%로 사실상 차이가 없었다. 흑색종과 그 외 피부암으로 나눠 살펴봤을 때도 방사선치료 여부에 따른 위험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평균 추적 관찰 기간은 약 11년 반(138개월)이었다.
반면 나이가 많거나 몸에 점이 있는 경우, 광선각화증·보웬병 등 전암성 피부병변이 있는 경우, 림프부종이 있는 경우 피부암 위험이 높았다.
특히 점이 있는 환자의 피부암 위험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5.3배 높았다. 전암성 피부병변이 있는 경우에는 12.9배, 림프부종이 있는 경우에는 약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기존 서양 연구와 다른 결과가 나온 이유로 인종 차이와 방사선치료 기술 발전을 꼽았다. 또 이번 연구 대상 환자들은 3차원 입체조형 방사선치료(3D-CRT)가 자리 잡은 시기에 치료를 받아 정상 피부 손상이 상대적으로 줄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방사선으로 인한 피부암은 노출 후 20년 이상 지나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이번 연구만으로 장기적인 안전성까지 확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더 장기간 관찰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진제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건강보험 청구데이터를 통해 실제 치료를 받은 수만 명의 환자 결과를 직접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유방암 환자들이 피부암 발생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내려놓고 방사선치료에 전념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창익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요즘 사용하는 방사선치료 방식에서는 피부암 위험이 특별히 높아지지 않는다는 근거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점·전암성 피부병변·림프부종 등 고위험 피부 상태를 체계적으로 선별·관리하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브리티시 저널 오브 캔서(British Journal of Cancer)’에 게재됐다.
wo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