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등 22일 특별법 저지 공동행동 출범

“주 52시간·환경영향평가 등 안전장치 우회”

민주노총도 “노동특례 전제 없는 원점 논의”

첫 회의부터 의제 설정 놓고 충돌 불가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메가특구 연구직 대상 주52시간 예외적용, 파견근로 가능업무 확대 등 노동규제 완화 등을 내용으로 한  ‘메가특구 특별법 관련 사회적 대화 제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메가특구 연구직 대상 주52시간 예외적용, 파견근로 가능업무 확대 등 노동규제 완화 등을 내용으로 한 ‘메가특구 특별법 관련 사회적 대화 제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메가특구 특별법의 노동특례를 논의하기 위한 노사정 사회적 대화가 이르면 다음 주 시작될 예정인 가운데 노동계의 반대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 사회적 대화 참여를 결정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시민사회단체들과 별도로 특별법 저지 공동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는 고소득 연구개발(R&D) 인력에 대한 주 52시간제 적용 예외와 기간제 근로자 사용기간 연장 등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양대 노총은 노동특례 도입을 전제로 하지 않은 원점 논의를 요구하고 있다. 사회적 대화가 시작되더라도 의제 범위와 논의 방향을 둘러싼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1일 노동계에 따르면 한국노총과 노동·기후·농민·시민사회단체들은 22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메가특구특별법 저지와 3대 메가프로젝트 규탄을 위한 공동행동’ 출범 기자회견을 연다.

공동행동은 정부가 속도전을 앞세워 3대 메가프로젝트와 메가특구 특별법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부가 연내 제정을 추진하는 특별법이 주 52시간 노동시간 상한과 환경영향평가 등 사회적 안전장치를 우회하고, 기업 투자를 위한 최고 수준의 규제특례 환경을 조성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노동권과 기후정의, 공공성을 훼손하면서 특정 대기업에 각종 특혜를 몰아줄 수 있다며 특별법 저지 활동에 나설 방침이다. 기자회견에는 한국노총 정책2본부장과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장,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환경운동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한다.

한국노총이 시민사회단체들과 특별법 저지에 나서는 것은 노사정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더라도 노동특례에는 동의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노총은 앞서 정부의 사회적 대화 제안을 수용하면서도 “참여가 노동특례 수용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노동특례뿐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와 교육·주거 여건 등 메가특구 전반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도 지난 17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사회적 대화 참여를 결정했지만, 노동특례 도입을 전제하지 않은 ‘제로베이스 논의’를 요구하고 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앞서 “노동특례 논의를 전제하지 않고 원점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주 52시간제 예외와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도입에 반대하는 한편 주 4.5일제와 비정규직 사용 사유 제한, 기업 세제 혜택의 사회 환원 등을 의제로 제시할 계획이다.

정부와 여당이 연내 입법을 추진하는 가칭 메가특구 특별법은 ‘5극3특’ 권역의 경제 성장과 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기업에 재정·금융·인프라 지원과 규제 특례를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동특례로는 일정 소득 이상 R&D 전문직을 주 52시간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이 우선 거론된다. 기간제 근로자 사용기간을 현행 2년에서 최대 4년으로 늘리는 ‘2+2’ 방안과 특구 내 파견 허용 업종 확대,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을 1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15일 노동특례를 메가특구 특별법의 핵심 사항으로 규정하고 양대 노총과 경영계가 참여하는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를 제안했다. 정부는 노동부와 산업통상부, 국무조정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와 양대 노총,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이 참여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노동부는 이르면 다음 주 첫 회의를 개최하기 위해 참여 주체들과 일정과 운영 방식 등을 조율하고 있다. 첫 회의에서는 참여 범위와 운영 방식, 세부 의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이지만 노동계가 노동특례 자체에 반대하고 있어 의제 설정 단계부터 노사정 간 충돌이 예상된다.


fact051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