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이림 기자] 원/달러 환율이 다시 오르자 서학개미가 미국주식 매수로 돌아섰다. 직전 주 9000억원 넘게 팔았던 국내 투자자는 지난주 1조5000억원 이상을 순매수했다.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달러자산 선호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미국주식을 11억1888만달러(약 1조5552억원) 순매수했다. 직전 주(7~11일)에 6억6660만달러(약 9265억원)를 순매도한 것과 대비된다.
지난주 대규모 매수세에 힘입어 9월 미국주식 누적 매수액은 11일 기준 1억3101만달러(약 1815억원) 순매도에서 18일 기준 9억8787만달러(약 1조3688억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서학개미의 매매 방향은 환율 흐름과 맞물려 바뀌었다. 지난 6월 1559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 11일 1345원까지 떨어졌다. 환율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원화 강세에 따른 환차손 우려까지 겹치면서 국내 투자자는 미국주식을 매도했다.
이후 달러 강세가 재개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4일 1348원에서 18일 1390원까지 올라 4거래일 만에 40원 넘게 뛰었다. 환율이 다시 1400원선에 다가서자 미국주식 매수세도 다시 붙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고유가와 달러 강세 및 엔 약세, 외국인의 국내 주식순매도 확대 그리고 한·미 투자협상 타결 지연 등이 월/달러 환율 급등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환율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달러자산 선호를 자극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두면서 달러 강세 압력이 커졌다. 높은 국제유가도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앞으로도 더 올릴 것이며 국제유가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강달러 압력을 자극하고 있다”며 “현재 대외적인 상황을 감안하면 11월 초 중간선거 전까지 환율 상방 압력이 높은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지난주 서학개미의 매수세는 기술주에 집중됐다. 순매수 1위 종목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SOXL)’으로 집계됐다. 순매수 금액은 4억5677만달러(약 6330억원)이다. 아마존(8027만달러)과 나스닥100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TQQQ)’(5181만달러), 엔비디아(4554만달러)도 순매수 상위권에 올랐다.
지난주 미국 증시는 연준의 금리 인상과 인공지능(AI) 개발 속도 조절론 등의 영향으로 혼조세를 보였다.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6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08% 하락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0.72% 상승했다.
증권가는 미국 증시가 점진적인 반등세를 이어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완만한 정책 정상화를 확인하면 시중 금리는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경우 견조한 펀더멘털에 기인한 미국 주식시장의 점진적 반등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유가 상승과 연준의 금리 인상, 9월의 계절적 약세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우호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4분기 글로벌 증시는 엔트로픽의 기업공개(IPO)와 미국 중간선거에 주목하고 있다. 두 이벤트 모두 11월이라는 점에서 11월 전후로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moo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