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비리 적발 흐름 맞물린 정책
한 번만 걸려도 감점…최대 -3점
[헤럴드경제=전현건 기자] 방위사업청이 국방조달계약 입찰에서 뇌물·담합·허위서류 제출 등 불공정행위를 저지른 업체에 대한 감점 수준을 대폭 끌어올렸다. 그동안 신인도 평가 대상에서 빠져 있던 알선·청탁 행위도 처음으로 감점 항목에 포함됐다.
방사청은 21일 ‘물품 적격심사 기준’ 등 청 예규 7종을 개정해 불공정행위 이력 평가 기준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방산 비리가 반복적으로 적발되는 흐름과 맞물린다. 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는 지난달 무기체계 개발 입찰에서 3억원대 뇌물을 받고 특정 업체에 유리한 평가를 한 방사청 5급 공무원과 방산업체 임원을 구속 기소했다.
해당 사건에는 ‘장보고-Ⅱ 잠수함 링크-22 체계 개발’ 등 915억원 규모 사업이 포함됐고 업체 측이 건넨 금품은 4억6000만원대로 조사됐다. 앞서 방사청이 2012년 이후 내린 부정당업자 제재는 876건에 달했으나, 상당수가 솜방망이 처분에 그친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적격심사의 불공정행위 이력 평가는 뇌물·담합 등으로 부정당업자 제재를 받은 업체에 행위별 부과점수를 누적 합산해 신인도 평가에서 감점하는 제도다.
기존 기준은 행위별 부과점수가 전반적으로 낮아 1000만원 이하 뇌물 등 일부 위반은 1회로는 감점 대상에 들지도 못했고, 최고 수준의 제재를 받은 업체조차 최대 감점을 받지 않는 구조였다. 위반의 중대성과 제재 수준이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 대목이다.
개정안은 단 한 차례 위반만으로도 감점이 부과되도록 문턱을 낮추고, 위반 정도에 따라 최대 감점까지 적용할 수 있게 했다. 감점 배점 한도는 기존보다 1.5배 상향됐다.
세부적으로 뇌물 부과점수는 2~10점에서 5~20점으로, 담합·허위서류 제출은 5~10점에서 10~20점으로 올랐다. 사기·부정행위에 따른 국고 손실은 5~10점에서 5~20점으로, 하도급 불공정은 3~5점에서 7~10점으로 조정됐다. 감점 배점은 기존 -0.5~-2.0점에서 -1.0~-3.0점으로 확대됐다.
여기에 방위사업법상 부정당업자 제재 사유이면서도 신인도 평가에는 반영되지 않았던 알선·청탁 행위에 대한 감점 기준이 신설됐다.
이용철 방사청장은 “이번 적격심사기준 개정은 뇌물·담합 등 공정성을 저해하는 행위에 엄중한 책임을 부과하고 알선·청탁까지 평가에 반영해 국방조달계약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공정한 경쟁질서를 확립하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방위사업청이 되도록 계약제도를 계속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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