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석 삼성SDI 전략마케팅실 글로벌TPM팀장

“피지컬 AI, 큰 출력 반복 요구…배터리가 성능 좌우”

“배터리, 피지컬 AI라는 ‘몸’ 움직이는 ‘심장’”

21700 원통형 셀 휴머노이드 로봇 적용 중

전고체 ‘솔리드스택’ 2027년 하반기 양산 목표

현장석 삼성SDI 전략마케팅실 글로벌TPM팀장(상무). [삼성SDI 제공]
현장석 삼성SDI 전략마케팅실 글로벌TPM팀장(상무). [삼성SDI 제공]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정보를 이해하고 판단하는 ‘두뇌’라면, 로봇이나 자율주행차와 같은 피지컬 AI는 그 판단을 현실 세계에서 행동으로 옮기는 ‘몸’입니다. 그 몸이 지속적으로 움직이도록 에너지를 공급하는 배터리는 ‘심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장석 삼성SDI 전략마케팅실 글로벌TPM팀장(상무)은 지난 17일 헤럴드경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피지컬 AI 시대에 배터리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오래 전력을 공급하는 것을 넘어 좁고 가벼운 공간에서 순간적으로 강한 힘을 내고, 이를 반복하면서도 안전성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게 현 상무의 설명이다.

“1998년부터 원통형 배터리 양산…안전성·고출력 모두 갖춰”

현 상무는 피지컬 AI용 배터리는 전기차나 정보기술(IT) 기기와 요구 성능부터 다르다고 설명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관절을 급가속·급정지하거나 무거운 물체를 들어 올리고 균형을 잡을 때 여러 모터가 동시에 작동해 짧은 순간 큰 전력을 필요로 한다. 이에 따라 높은 출력 밀도와 낮은 내부 저항, 빠른 응답성과 열관리 능력이 중요하다. 사람과 가까운 공장이나 사무실, 가정에서 작동하는 만큼 안전성도 필수다.

현 상무는 “전기차 배터리가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느냐’의 경쟁이라면 피지컬 AI 배터리는 ‘필요한 순간 얼마나 큰 힘을 반복적으로, 안전하게 낼 수 있느냐’가 핵심 경쟁력”이라며 “특히, 피지컬 AI는 사람과 가까운 공장·사무실·가정에서 움직이고, 충격·진동과 반복적인 고출력 사용에 노출되는 만큼 안전성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SDI가 현재 앞세우는 무기는 원통형 배터리다. 현 상무는 “1998년 원통형 배터리를 개발·출하한 이후 20년 넘게 관련 기술과 양산 경험을 쌓아왔다”며 “원통형 셀은 고출력과 높은 에너지 밀도를 동시에 구현할 수 있고, 표준화된 셀을 조합해 로봇의 공간과 전압·용량·출력 요구에 맞춰 팩을 유연하게 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SDI의 21700 기반 제품들은 휴머노이드 로봇에 적용되고 있으며, 향후 더욱 다양한 로봇 아키텍처에 최적화할 수 있도록 원통형 배터리 설루션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SDI의 원통형 배터리 셀. [삼성SDI 제공]
삼성SDI의 원통형 배터리 셀. [삼성SDI 제공]

원가 높은 전고체, ‘프리미엄 로봇’ 부터 공략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의 첫 공략 시장으로는 로봇을 택했다. 삼성SDI는 최근 전고체 배터리 브랜드 ‘솔리드스택’을 공개하고 로봇용 샘플을 선보였다. 2027년 하반기 초기 양산이 목표다.

전고체 배터리는 특수 소재와 새로운 제조공정이 필요해 초기 생산 원가가 높다. 가격 경쟁이 치열한 전기차와 달리 고성능을 중시하는 프리미엄 로봇 시장은 상대적으로 높은 초기 비용을 수용할 여지가 있다는 판단이다. 초기 양산 규모 측면에서도 로봇이 유리하다. 전기차는 시장 진입 단계부터 기가와트시(GWh)급 생산능력이 필요하지만 로봇 한 대에 필요한 배터리 용량은 상대적으로 작다.

현 상무는 “회사가 이미 구축한 파일럿 라인과 2027년 하반기 초기 양산 설비만으로 로봇시장에서 원활한 수요 대응과 시장 선점이 가능할 것”이라며 “초기 수용력이 높은 로봇 시장에서 물량을 소화하면서 수율을 안정화하고 기술 표준을 확립한 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전기차 시장으로 확장하는 것이 현실적인 수순”이라고 말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인화성 액체 전해질을 고체 전해질로 대체해 발화 위험을 낮추면서 높은 에너지 밀도를 구현할 수 있다. 같은 크기와 무게에서 용량을 늘리면 로봇의 작업시간을 늘릴 수 있고, 동일한 사용시간이라면 배터리를 더 작고 가볍게 만들어 기동성을 높일 수 있다.

현 상무는 “삼성SDI는 황화물계 고체전해질 기술과 독자적인 무음극 기술을 통해 높은 에너지밀도와 안전성을 동시에 구현해내고 있다”며 “S라인이라는 파일럿 라인을 구축해 고객 평가를 진행하는 단계까지 도달했다”고 밝혔다.

삼성SDI의 전고체 배터리 솔리드스택. [삼성SDI 제공]
삼성SDI의 전고체 배터리 솔리드스택. [삼성SDI 제공]

원통형·전고체 ‘투트랙’ 전략…“로봇 성능 한계 넓힌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하더라도 용도와 요구 성능에 따라 원통형 배터리와 공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원통형 배터리는 원가와 품질, 신뢰성이 검증된 만큼 로봇과 모빌리티 등 대량생산 시장에서 계속 활용되고, 전고체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 밀도와 안전성이 필요한 휴머노이드 로봇과 차세대 모빌리티에서 활용 가치가 커질 전망이다.

현 상무는 “현재 로봇 성능을 가능하게 하는 데 고성능 원통형 셀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 향후 전고체 배터리는 로봇의 사용시간과 경량화, 안전성의 한계를 한 단계 더 확장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로봇용 배터리를 공급하는 회사가 아니라 배터리 기술로 로봇의 성능 한계를 확장하는 핵심 파트너가 되는 것이 목표”라며 “원통형 셀과 전고체라는 두 기술 축을 바탕으로 로봇이 더 오래, 더 강하게, 더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 상무는 오는 2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헤럴드 기업포럼 2026’에서 ‘피지컬 AI의 심장-배터리’를 주제로 강연한다. 올해 포럼은 ‘비욘드 팔로어, 선도경제로의 전환’을 주제로 AI와 반도체, 피지컬 AI, 우주산업 등 미래 산업의 성장 전략을 다룬다.

“AI, 명장의 경험까지 습득”…포스코가 그리는 ‘AI 제철소’ [미리보는 헤럴드 기업포럼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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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에는 ‘명장’이라는 타이틀이 있든 없든 엄청난 노하우와 다양한 돌발·예외 상황을 경험한 사람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이런 전문가가 자신의 노하우와 지식을 인공지능(AI)에 잘 학습시키면 AI의 수준도 올라갑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16/0002693522?lfrom=kakao

eyr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