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일 재경부 장관 후보자
거시·금융정책 잔뼈굵은 정통관료
성장 온기 확산…세제개편안 1과제
“정책여력 바탕 양극화 극복에 최선”
홍지선 국토부 장관 후보자
지방관료 출신 첫 장관직 지명 눈길
용산공원 주택공급안 조율 ‘시험대’
“청년 주거안정·양질 주택공급 최선”
이재명 정부의 두 번째 경제사령탑으로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이 낙점됐다.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는 홍지선 국토부 2차관이 지명됐다. 외부 인사 대신 현 정부 출범 이후 경제정책과 국토·교통정책을 집행해 온 두 현직 차관에게 각각 부처 지휘봉을 맡긴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30일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후보자로 이 후보자를, 국토부 장관 후보자로 홍 후보자를 각각 지명했다. 경제정책과 금융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경제관료와 지방정부에서 도시·주택·교통 행정을 두루 경험한 실무형 관료를 장관 후보자로 발탁한 것은, 경제와 주택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실행력을 높이는 데 무게를 둔 인사로 풀이된다.
1971년 대구 출신인 이 후보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행정고시 36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자금시장과장과 경제분석과장, 종합정책과장, 경제정책국장, 차관보 등 경제정책 핵심 보직을 거쳐 대통령비서실 경제정책비서관과 통계청장을 지냈다.
이재명 정부에서는 기획재정부 1차관에 발탁됐고 정부조직 개편 이후 재경부 1차관을 맡았다. 예산·재정 분야에서 주로 경력을 쌓은 구윤철 부총리와 달리 거시경제와 금융정책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왔다.
이 후보자는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3%대로 높아진 성장률의 온기를 내수와 고용으로 확산하고, 당정 간 이견이 불거진 세제개편안을 조율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특히 가장 먼저 정책 조정 능력을 가늠할 시험대는 세제개편안이다. 이 후보자는 1차관으로 현 정부의 세제개편안 마련에 관여해 왔다.
정부는 실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현행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이고 비거주 1주택자는 9억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내놨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거주 여부에 따른 차등을 재검토해달라고 요구하면서 보완책을 논의하고 있다. 실거주·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 격차와 불가피한 비거주 인정 범위가 쟁점이다. 이 후보자는 당정 이견을 조율하면서 국회 제출 전 정부안을 직접 수정할지, 기존안을 제출한 뒤 국회 논의 과정에서 조정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자신이 설계에 참여한 성장전략을 실제 성과로 이어가야 한다. 이 후보자는 잠재성장률 3%, 수출 세계 4강, 1인당 국민소득 5만달러를 목표로 하는 현 정부의 ‘3·4·5 경제 대도약’ 전략 마련에 참여했다. 새로운 투자와 성장동력을 발굴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성장의 저변을 넓히는 것이 관건이다.
현재 경기 회복이 반도체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풀어야 할 문제다.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성장률을 각각 3.3%, 3.2%로 전망했지만 올해 1분기 성장률 1.8% 가운데 반도체 관련 업종의 기여도가 1.2%포인트에 달했다. 지난달 전체 취업자가 10만8000명 늘어난 가운데서도 청년층은 19만1000명 줄었다. 반도체와 수출이 이끄는 성장세를 일자리와 소득 등 체감경기 개선으로 확산해야 한다는 의미다.
성장과 거시경제 안정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도 중요하다.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면서 물가와 수도권 집값, 가계부채의 불안이 재연되지 않도록 정책 수위를 조절해야 한다. 미국의 추가 관세 가능성 등 대외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한편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세수를 미래 성장동력에 투자하면서 안정적인 세입 기반을 구축하는 일도 남아 있다.
이 후보자는 지명 소감에서 “지금 우리 경제는 회복과 정상화의 시간을 넘어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향한 대도약을 위해 새로운 도전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지난 1년 3개월간 우리 경제가 이뤄낸 성장 흐름을 더 공고히 유지하면서 3대 메가프로젝트 등으로 새로운 투자·성장 기회를 창출해 잠재성장률 반등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또 “성장의 온기가 온 국민에게 골고루 퍼질 수 있도록 반도체 호황 등으로 확보된 정책 여력을 바탕으로 양극화 극복 등 민생을 돌보기 위한 정책 노력에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지방 관료 출신으로는 처음 국토부 장관으로 지명된 홍 후보자는 선호입지 주택 공급을 신속히 추진하는 동시에 용산공원 부지 활용과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등을 놓고 이견을 보여온 서울시와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홍 후보자는 31일 정부세종청사 출근길에서 “지방정부에서 많은 공부를 했고 중앙정책이 지방정부에 내려와 어떻게 현장에서 적용되는지를 경험해왔다”며 “서울시와 충분히 사전 협의를 해 정책이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용산공원 부지 주택 공급과 그린벨트 해제 등을 둘러싸고 국토부와 서울시가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에서 사전 협의를 통해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겠다는 취지다. 홍 후보자는 “주택시장 상황에 대해서는 신속한 공급이 필요하고 서울시 관계자들과의 협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후보자는 1996년 지방고등고시 2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뒤 경기도에서 도시·건설·교통·주택 분야 주요 보직을 거쳐 남양주시 부시장을 지냈으며 지난해 12월 국토부 2차관으로 임명됐다.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로 재직할 당시 경기도청 철도항만물류국장과 도시주택실장 등을 맡아 호흡을 맞췄다. 이 대통령의 경기지사 시절 대표 주거정책인 기본주택의 정책 실무도 담당했다.
주택정책과 관련해서는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 공급대책의 실행력을 강조했다. 그는 “주택정책이 국민 생활과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무엇보다 일관성 있고 예측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주택 공급방안이 신속히 이행되고 착공부터 입주까지 실행력 있는 정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청년·신혼부부 주거 안정과 선호입지의 양질 주택 공급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아울러 “국토 균형발전과 이동권 격차 해소를 위해 메가프로젝트 지원과 교통 인프라 확충 등을 통해 지방 주도 성장의 토대를 단단하게 만들겠다”며 “그간 역점적으로 추진해 온 미래 모빌리티 사업도 본격적으로 성과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자는 이날부터 현안 업무를 보고받는 동시에 인사청문회 준비단을 꾸려 본격적인 청문회 준비에 들어간다. 그는 “자세한 정책 방향은 청문회에서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청문회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양영경·신혜원 기자
y2k@heraldcorp.com
hwshi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