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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열병식] ‘거밍퉁즈(革命同志)’에서 ‘퍄오다제(朴大姐)’로…朴대통령 ‘성루 외교’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 방문 이틀째인 3일 중국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진행되는 항일(抗日)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 그리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성루 중심에 자리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중국이 박 대통령 방중 이전부터 수차례에 걸쳐 “각별한 의전과 대우를 제공하겠다”고 밝힌데 따른 자리 배치였다.

박 대통령이 톈안먼 성루에서 중국군의 열병식을 지켜본 건 변화된 한중관계와 북중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역사의 한 장면이다.

박 대통령이 우리 정상으로 최초로 오른 톈안먼 성루에는 앞서 김일성 북한 주석이 최소 2차례 오른 바 있다.

김 주석은 이곳에서 1954년 10월 마오쩌둥(毛澤東) 국가주석과 건국 5주년 기념 열병식을, 그리고 1959년 10월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와 건국 10주년 기념 열병식을 지켜봤다.

중국이 항일무장투쟁과 사회주의혁명 과정에서 ‘거밍퉁즈’(혁명동지ㆍ革命同志)로 여겼던 김 주석에 대한 배려였다.

김 주석이 섰던 자리는 60여년의 세월이 흐른 뒤 중국 네티즌들이 시 주석보다 한 살 많은 박 대통령에게 친근감을 담아 붙여준 ‘퍄오다제’(박근혜 큰누님ㆍ朴大姐)의 자리가 됐다.

변화된 한중관계는 전날 박 대통령과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과 잇따른 별도의 특별오찬, 그리고 리커창(李克强) 총리와의 연쇄회담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사진=게티이미지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통일문제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논의를 했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 “한국측은 한반도가 분단 70년을 맞아 조속히 평화롭게 통일되는 것이 이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며 “중국측은 한반도가 장래에 한민족에 의해 평화적으로 통일되는 것을 지지했다”고 소개했다.

한중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조속한 통일’이라는 표현이 등장한 것 자체가 전례에 없던 일이다.

또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정세 긴장을 초래하는 그 어떤 행위에도 반대한다”고 강조했는데, 이는 남북관계에 긴장을 초래한 북한의 도발에 우회적인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군사안보적 측면에서 한반도 평화ㆍ안정과 관련해 사실상 북한의 도발에 대한 경고를 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박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기 전 중국역할론으로 미국을 설득했는데 중국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한중관계 뿐 아니라 한미관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10월말에서 11월 초를 포함한 편리한 시기에 한국에서 한ㆍ중ㆍ일 3국 정상회의를 개최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도 성과다.

미국은 물론 일본과 필리핀 등 미국의 동맹과 우방이 중국 전승절 행사에 대표단 파견을 거부하고 한국만이 유일하게 참석한 부담스런 상황에서, 한ㆍ중ㆍ일 3국 정상회의 동력을 마련함으로써 자연스럽게 한일 정상회담 개최와 한ㆍ미ㆍ일 3각 협력 강화도 탄력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한편 박 대통령과 북한의 최룡해 노동당 비서는 전날 시 주석 내외가 주최한 환영만찬에 나란히 참석했지만 조우는 없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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