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이번달 월급 줄 돈도 없다” 이러다 문 닫을 판…대형 병원에 어떻게 이런일이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연말이라 가뜩이나 돈 쓸데도 많은데 이번달 월급도 일부만 지급된다는 소문이 돌아서 걱정이네요.”(동남권원자력의학원 관계자)

한국원자력의학원 산하 부산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이 올해에만 사상 최대치인 100억원에 달하는 적자에 휘청이면서 직원들 임금 지급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자금이 부족해 업체에 지급할 대금도 미루고 있는 상태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직원들의 사기도 땅에 떨어진 상태다.

부산 기장에 위치한 동남권원자력의학원.[원자력의학원 제공]

복수의 관련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올 하반기 31억원의 자금을 신규차입했다. 하지만 누적된 적자로 인해 의료인력 인건비 지급에 어려움을 겪으며 이달 약 120억원 규모의 신규차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에만 약 150억원을 빌리게 되는 셈이다. 신규차입은 오는 18일 열리는 정기이사회에서 승인을 받아 시행될 예정이다.

또한 본원인 한국원자력의학원도 누적된 적자경영으로 인해 올해 120억을 차입했고 내년 초 130억원 규모의 신규 차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원자력의학원은 정부출연기관임과 동시에 공공의료 서비스를 담당하는 병원이다. 우리나라는 OECD 주요 회원국 기준으로 볼 때 공공의료 비중이 약 10% 수준 밖에 안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원자력의학원과 같은 공공병원은 일부 적자를 감당할 수 밖에 없다. 비급여 과목, 비인기 진료과도 필수적으로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원자력병원 전경.[한국원자력의학원 제공]

원자력의학원 관계자는 “원자력병원과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매년 정부의 보증을 통해 은행에서 100억원 수준의 차입을 받고 있지만 오히려 매년 적자폭은 커지고 있다”며 “특히 민간 대형병원이 환자를 대거 유입하고 있고 원자력의학원은 시설 노후화, 우수 의료인력들의 이탈로 경영상의 어려움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적자경영 해소하기 위한 자구노력이 시급함에도 불구하고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원자력의학원에 신약개발복합연구센터, ICT 디지털헬스케어 센터 등 시설비, 공사비만 지원해 기관 외형 키우기에만 집중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한국원자력의학원은 이번 달 ‘경영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여 적자경영 해소를 위한 계획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대형 공공병원이 심각한 재정난을 겪는다는 것은 결국 국민들의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원자력의학원 관계자는 “복지부 소속 병원들과 달리 전반적인 투자가 부족하다는 것이 명확한 사실”이라며 “이럴 바에는 복지부로 소속을 변경하거나 KAIST와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