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외선~원적외선 광학데이터 확보
- 광변조기·양자회로 개발 활용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광통신 핵심소재에서 빛이 어떻게 움직이고 얼마나 손실되는지 정밀하게 밝혀냈다. 향후 100GHz급 초고속 광통신 부품과 양자 광소자 개발에 활용될 전망이다.
KAIST는 전기및전자공학부 장민석 교수 연구팀이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Caltech),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미국 제이에이 울람과 공동으로 차세대 광통신 소재인 ‘바륨 타이타네이트(BTO)’의 광학적 특성을 정밀하게 규명했다고 8일 밝혔다.
바륨 타이타네이트는 전기를 가하면 빛의 진행 특성이 달라지는 강유전체 소재다. 전기 신호를 빛으로 바꿔 정보를 전달하는 광변조기 등에 활용할 수 있어 차세대 광통신 핵심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문제는 바륨 타이타네이트 내부의 복잡한 결정 구조다. 소재 안에는 방향이 서로 다른 미세한 결정 영역인 ‘도메인’이 존재한다. 도메인마다 빛에 반응하는 방식이 달라 빛의 진행 방향과 흡수량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빛의 반사와 투과 과정에서 나타나는 편광 변화를 분석하는 ‘뮬러 행렬 분광 타원법’을 활용했다.
도메인 방향이 비교적 일정한 두 종류의 단결정 시료를 분석해 복잡하게 뒤섞인 빛의 반응을 분리하고 소재 고유의 광학적 특성을 밝혀냈다.
자외선부터 원적외선까지 193나노미터(㎚)~40마이크로미터(㎛)에 이르는 광범위한 파장 영역에서 빛의 굴절률과 흡수 특성을 정밀하게 측정했다.
특히 2~10마이크로미터 영역에서는 10⁻⁵ 수준의 극히 작은 소멸계수까지 정량화하는 데 성공했다. 소멸계수는 빛이 소재를 통과하면서 얼마나 흡수되는지를 나타내는 값이다.
이를 통해 광통신 부품을 실제 제작하기 전에 빛이 어떤 경로로 이동하고 얼마나 약해질지 더욱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연구의 활용 범위는 광통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우선 약 100GHz급 고속 동작을 목표로 하는 전기광학 변조기와 실리콘 포토닉스 기반 집적 광회로 설계에 활용할 수 있다. 빛의 손실을 줄여 통신 효율을 높이고 부품 개발에 필요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차세대 적외선 센서 개발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팀이 확보한 중·원적외선 광학 데이터는 온실가스와 화학물질을 감지하는 가스 센서, 열복사 제어 소자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연구팀이 제시한 측정 방법은 바륨 타이타네이트뿐 아니라 리튬 나이오베이트, 이산화바나듐 등 복잡한 결정 구조를 가진 다른 광학소재의 특성을 분석하는 데도 적용할 수 있다.
장민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오랫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바륨 타이타네이트의 빛 반응 특성을 밝혀 소재의 ‘빛 사용 설명서’를 마련한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빛의 손실을 줄이고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는 광통신 부품과 정밀한 양자 광소자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광학 분야 국제학술지 ‘ACS 포토닉스(ACS Photonics)’에 지난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