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차서 출생 직후 호흡 미약…심폐소생술
119대원들 응급처치로 병원 인계 직전 회복
아기, 약 50일간 치료받고 건강하게 퇴원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아기야 좀 살자. 어 운다. 울어. 아기 울어요. 살았어요. 엄마 보러 가자.” 119구급대원들은 구급차 안에서 그렇게 외치며 ‘31주 아기’에게 계속 CPR(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 아직 태어난 지 얼마 안돼 이름이 없는 아이를 그냥 “아기”라고만 부르면서 말이다. 구급대원들의 눈물겨운 CPR 덕에 이송된 아이는 병원 도착 직후 호흡을 회복했다.
8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올해 8월 1일 오후 9시40분께 임신 중 출혈이 발생한 A(33) 씨는 남편과 함께 자가용을 타고 산부인과로 향하던 중 119에 도움을 요청했다.
서울 중랑구 묵동 인근 북부간선도로에서 교통체증으로 차량 이동이 지연되는 사이 진통과 출혈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서울 중랑소방서 망우119안전센터 소속 이승민 소방사(구급대장)와 이시성·김영진 소방사(이상 기동대원)는 산모의 상태를 확인한 뒤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이송 도중 분만이 임박하자 구급대원들은 구급지도의사에게 의료 지도를 요청하고 구급차 안에서 출산을 준비했다. 이후 오후 10시15분께 A씨는 구급차 안에서 임신 31주 만에 아이를 출산했다.
태어난 아기는 자발호흡과 자극 반응이 미약한 상태였다. 구급대원들은 의료 지도에 따라 즉시 CPR을 시행했고 산모에게도 필요한 응급처치를 이어갔다.
구급차 안에서 자발호흡이 돌아오지 않던 아기는 병원 도착 후 의료진에게 인계되기 직전 마침내 스스로 숨을 쉬기 시작했다. 이후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약 50일간 치료받은 아기는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이 같은 사연은 올해 9월 21일 아기의 보호자가 서울시 누리집에 감사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보호자는 “예상하지 못한 출산 상황에서도 끝까지 아이의 상태를 세심하게 살펴주시고, 보호자인 저에게도 차분하게 설명하며 안심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당시 출동했던 이들 대원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아이가 건강을 되찾아 퇴원했다는 소식이 소방관으로서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홍영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은 “앞으로도 다양한 응급상황에 대비한 구급대 교육과 훈련을 지속해 시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119구급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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