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성장펀드 M&A GP 낙점…3호 펀드 결성 임박

밸류업 착착...대표 포트폴리오 기업 ‘상승 곡선’

[AI를 활용해 제작]
[AI를 활용해 제작]

누군가는 사고, 누군가는 팔고, 또 다른 누군가는 다음 투자를 위한 실탄을 채웁니다. 같은 인수·합병(M&A) 시장을 뛰더라도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의 전략과 성과는 제각각입니다. [하우스리뷰]는 주요 운용사들이 올해 어디에 투자하고 어떤 결실을 거뒀는지, 그리고 이제는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 가까이 들여다봅니다. [편집자주]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국내 중소·중견기업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시장의 명가로 꼽히는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올해 펀드레이징과 핵심 포트폴리오의 폭발적인 실적 성장을 동시에 이뤄내며 하우스 체급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전통 제조업 중심의 탄탄한 인수·합병(M&A) 트랙레코드를 바탕으로 6000억원대 신규 블라인드 펀드 결성을 목전에 두는 한편 리캡(자본재조정) 등을 통해 출자자(LP)들에게 투자 수익을 안겨주며 국내 사모펀드(PEF) 시장에서 저력을 입증했다.

6000억 신규 블라인드 펀드 완주 ‘눈앞’

서울 여의도 국민성장펀드 사무국 복도 [연합]
서울 여의도 국민성장펀드 사무국 복도 [연합]

웰투시는 지난 5월 국민성장펀드 간접투자 1차 출자사업 M&A 리그에서 최종 승기를 잡았다. 쟁쟁한 하우스들과의 경합을 뚫어낸 결과다.

결정적 요인은 제조업에 특화된 웰투시의 투자 전문성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국내 제조업 부문에 묵묵히 공을 들여온 행보가 출자 기관의 ‘산업 경쟁력 강화 및 혁신성장 지원’ 목표와 맞아 떨어졌다. 무엇보다 제조업 특유의 복잡한 노사 갈등을 원만히 풀어내고, 중대재해 예방 중심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리 체계를 구축해 운용 리스크를 최소화한 점이 심사위원단의 신뢰를 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신뢰는 단단한 자금 확보로 이어졌다. 산업은행 등 정책기관으로부터 확약받은 앵커 자금만 총 1200억원이다. 이를 마중물 삼아 민간 매칭 펀딩에 속도를 낸 웰투시는 최종 60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 결성을 추진 중이다. 이달 말 클로징한 뒤 연내 투자 집행까지 검토할 계획이다. 단일 펀드에 집중하는 ‘원펀드(One-Fund)’ 전략 운용사인 만큼, 신규 펀드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는다는 방침이다.

출범을 앞둔 펀드는 웰투시의 세 번째 블라인드 펀드다. 지난 2021년 ‘웰투시 리빌딩챔피언 제1호’(1990억원)와 2024년 ‘웰투시 리빌딩챔피언 제2호’(2780억원)의 뒤를 잇는다. 앞선 1·2호 펀드를 모두 성공적으로 전액 소진한 뒤 이번에 체급을 6000억원대로 대폭 키웠다.

3호 펀드가 첨단전략산업군 중소·중견기업 M&A에 목표 금액의 40% 이상을 투입해야 함에 따라, 향후 방산·AI·전력·반도체 등 첨단 제조업을 향한 웰투시의 육성 전략에도 한층 더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실적 폭발·리캡으로 입증한 ‘밸류업 결실’

스마트폰 및 IT 기기용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제조사 SI플렉스 [SI플렉스 홈페이지]
스마트폰 및 IT 기기용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제조사 SI플렉스 [SI플렉스 홈페이지]

올해 기존 포트폴리오 기업의 밸류업 작업도 쉼 없이 이어졌다. 인수 후부터 적극적인 설비 투자와 경영 효율화를 단행해 실적을 대폭 끌어올렸고, 올해만 총 2건의 리캡을 성사시키며 운용 성과를 증명해냈다.

대표적인 밸류업 성공 사례는 스마트폰 및 IT 기기용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제조사 SI플렉스다. 웰투시는 지난 9월 5000억원 규모의 리캡을 완료하며 인수 약 1년 만에 투자 원금 전액을 조기 회수하는 쾌거를 이뤘다. 웰투시는 지난해 7월 SI플렉스 경영권 지분 84.1%를 약 43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실적 성장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한 회수였다. SI플렉스는 올해 매출 1조2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와의 오랜 협력 관계에 더해, 3년 전 애플 공급망 진입까지 성공하며 글로벌 IT 양대 산맥을 모두 고객사로 확보한 덕분이다.

웰투시는 SI플렉스의 인재 영입과 체질 개선에도 공을 들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을 지낸 용홍택 대표를 전문경영인으로 영입해 현장 중심의 소통 경영과 투명한 성과주의 문화를 정착시켰다. 신사업 탐색도 한창이다. 스마트글라스와 웨어러블, 휴머노이드 로봇 등 차세대 전자기기 부품 수요에 발맞춰 사업 영역을 적극 확장하고 있다.

체질 개선·과감한 투자가 빚어낸 ‘퀀텀점프’

대형 선회 베어링 제조사 신일정밀 [신일정밀 홈페이지 회사소개영상]
대형 선회 베어링 제조사 신일정밀 [신일정밀 홈페이지 회사소개영상]

대형 선회 베어링 제조사 신일정밀 역시 올라간 기업가치를 바탕으로 투자금 조기 회수에 나섰다. 지난달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 공동 주선 하에 600억원 규모의 리캡을 성사시켰다. 웰투시가 지난 2022년 신일정밀과 관계사 4곳의 경영권을 1500억원에 사들인 지 4년 만에 거둔 결실이다.

이 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웰투시의 정교한 밸류업 전략이 자리한 것으로 보인다. 인수 이후 노사 관계 회복을 시작으로 생산 공정 자동화, ERP(전사적자원관리), MES(제조실행시스템) 등을 도입하며 신일정밀의 체질을 개선했다.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지난해 매출 578억원, 영업이익 45억원이었던 경영실적은 올해 매출 720억원, 영업이익 90억원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1년 사이 수익성이 2배 이상 급증하는 셈이다. 웰투시는 기업가치를 한 번 더 끌어올린 뒤 내년 이후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 엔코스 [엔코스 홈페이지]
국내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 엔코스 [엔코스 홈페이지]

국내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 엔코스 역시 웰투시의 적극적인 밸류업으로 성장 엔진을 달았다. 하이드로겔 마스크팩, 토너패드 등 스킨케어 라인의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자 지난해 7월 인수 이후 신공장 설립에 당초 계획의 2배인 300억원을 대거 투입했다. 가동 시점마저 올해 초로 앞당겨 생산능력 확충에 속도를 냈다.

영토 확장에도 박차를 가했다. 북미와 유럽 등 주요 시장을 공략해 세포라, 월그린, 부츠 등 영미권 대형 유통 채널과의 공급 계약을 잇달아 성사시키며 글로벌 화장품 ODM 기업으로 도약했다.

체질 개선과 영토 확장의 결실은 뚜렷한 실적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매출 2380억원, 영업이익 217억원이던 실적은 올해 매출 4000억원, 영업이익 370억원 규모로 껑충 뛰며 앞으로도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