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이림 기자]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시가총액이 이틀 새 500조원 넘게 증발했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면서 두 회사의 인공지능(AI) 사업과 합병 추진에 불확실성이 높아진 탓이다.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전 거래일 대비 10.77% 내린 343.69달러, 스페이스X는 9.05% 내린 123.6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두 회사는 지난 4일 각각 3.34%, 3.81% 하락한 데 이어 5일까지 이틀 연속 내렸다. 이 기간 두 회사의 시가총액은 합산 약 4567억달러(약 619조원) 감소했다.
주가 급락의 배경에는 민주당의 미국 상·하원 장악에 따른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 우려가 자리한다. 머스크가 그간 공화당을 적극 후원해 온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머스크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와 관련 단체에 4억7000만달러 이상을 기부하며 최대 후원자로 올라섰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본사가 위치한 텍사스주에서는 상원의원·주지사·검찰총장 선거에서 민주당이 모두 승리했다. 도이치뱅크는 4일 보고서에서 “향후 정책 방향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이러한 정치적 환경에서 스페이스X가 역풍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텍사스에서 데이터센터 규제가 주요 정치 쟁점으로 떠오른 만큼 스페이스X의 AI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우려도 커졌다.
스페이스X는 AI 컴퓨팅 용량 임대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올해 3분기 기준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회사는 텍사스주 그라임스 카운티에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을 포함하는 테라팹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합병에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민주당이 양사의 합병에 대해 한층 엄격한 규제 심사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면서다.
머스크는 지난달 20일 스페이스X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양사 합병을 “좋은 생각”이라고 평가했다. 합병 논의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각각 구성했다고도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스페이스X가 테슬라를 주식교환 방식으로 흡수하는 역삼각합병을 유력한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해당 구조 하에서 스페이스X는 100% 자회사를 설립한 뒤, 해당 자회사가 테슬라에 흡수돼 소멸되고 테슬라가 법인격을 유지한 채 스페이스X의 100% 자회사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기존 테슬라 주주가 보유한 주식은 전량 스페이스X 신주로 전환된다.
댄 아이브스 요크빌 아이브스&코 파트너는 “합병이 성사될 것으로 믿지만 워싱턴과 텍사스의 새 ‘블루’ 정치 지형 탓에 내년 합병 완료까지 규제 경로가 훨씬 험난해졌다”고 말했다.
세스 골드스타인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8년까지 재임하며 법안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만큼 테슬라에 불리한 법률이 실제로 통과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다만 향후 2년간 민주당의 법안 발의와 정치적 발언이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테슬라 주식 보관금액은 221억달러로 미국 주식 가운데 가장 많았다. 스페이스X 주식 보관금액도 31억달러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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