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 세계 수소 엑스포 연계 수출 상담회 개최
일본·호주·인도·중국 20여개 바이어 방한
수소연료전지·수전해 설비·저장용기 공급 협의
지난해 세계 수소 투자 66억달러…전년比 70%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일본 선박과 인도 버스에 국내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적용하고, 호주 대형 수소 생산시설에 한국산 수전해 설비를 공급하기 위한 협의가 진행됐다. 세계 수소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해외 주요 기업들이 한국을 찾아 국내 수소 전문기업 50여 곳과 100건 이상의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한국수소연합과 함께 지난 4일부터 이틀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H2 비즈니스 파트너십 페어’를 개최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4~6일 열린 ‘세계 수소 엑스포(WHE 2026)’와 연계해 국내 수소기업의 해외 판로 확보와 기술협력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상담회에는 일본과 호주, 인도, 중국 등 4개국에서 20여개 기업의 구매·발주 담당자가 방한했다. 이들은 국내 수소 생산·저장·운송 및 연료전지 모빌리티 분야 중소·중견기업 50여곳과 약 100건의 일대일 상담을 진행했다.
해외 기업들이 관심을 보인 분야는 수소 생산설비부터 운송·저장 장비, 선박과 상용차에 적용할 연료전지까지 다양했다.
일본의 대형 해운기업 K사는 국내 기업과 선박용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도입 가능성을 논의했다. 인도의 상용차 기업 J사도 버스에 활용할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검토했다.
수소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다. 배터리를 충전하는 전기차와 달리 수소를 공급받아 전기를 만들어 차량이나 선박을 움직이는 데 활용할 수 있다.
호주에서는 대규모 청정수소 생산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기업들이 한국산 설비에 관심을 보였다.
현지 엔지니어링 기업 H사와 신재생에너지 개발사 G사는 그린수소 생산시설에 투입할 수전해 설비와 수소 저장용기 공급업체를 찾기 위해 상담에 참여했다.
수전해는 물에 전기를 흘려 수소와 산소를 분리하는 기술이다. 태양광이나 풍력으로 생산한 전기를 이용하면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면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호주 엔지니어링 기업 H사 관계자는 “호주에서 추진하는 대형 수소 생산 공장은 햇빛과 바람으로 만든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얻는 방식”이라며 “날씨 변화로 전기 공급이 들쑥날쑥해도 멈추지 않고 수소를 안정적으로 만들어내는 한국 기업들의 생산 장비 기술이 특히 인상적이다”고 전했다.
이번 상담회가 열린 배경에는 세계 수소시장에 대한 투자 확대가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세계 수소산업 현황 2026’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저탄소 수소 프로젝트 투자 규모는 약 66억달러로 전년 38억달러보다 70% 이상 증가했다.
저탄소 수소는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인 수소를 뜻한다.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수전해 방식이나 화석연료에서 수소를 생산하면서 탄소를 포집·저장하는 방식 등이 대표적이다.
수소 생산설비 구축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세계 수전해 설비의 누적 설치 용량은 4기가와트(GW)를 넘어 전년 대비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 중국이 신규 설비 확대를 주도했다.
다만 투자 증가가 곧바로 수소시장의 본격적인 상용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IEA는 지난해 세계 저탄소 수소 생산량이 약 100만톤으로 증가했지만 전체 수소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1% 미만이었다고 분석했다.
생산 비용이 기존 화석연료 기반 수소보다 높고, 실제 수소를 구매할 기업이나 운송·저장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시장 확대의 걸림돌로 꼽힌다.
실제로 IEA는 투자 결정 지연과 프로젝트 취소 등의 영향으로 2030년까지 가동을 목표로 발표된 저탄소 수소 프로젝트의 생산 규모가 이전 전망보다 줄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수소 생산설비를 공급하는 기업뿐 아니라 수소를 실제 사용할 선박·상용차 제조사, 물류·에너지 기업 등을 연결하는 국제 협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수소 생산부터 활용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번 WHE 2026에서 수소 사업 브랜드 ‘HTWO’를 중심으로 메가와트(MW)급 수전해 기술과 폐기물을 활용한 수소 생산 방식 등을 소개했다. 수소 상용차용 연료전지 시스템을 공개하고, 수소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도 시연했다.
이처럼 수소 생산 기술뿐 아니라 실제 운송수단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이어지면서 관련 부품과 설비의 해외 공급 기회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올해 세계 수소 엑스포에는 12개국 197개 기업이 참가했다. 행사에서는 수소 생산과 저장·운송, 활용 기술을 전시하는 한편 국제회의와 기업 간 협력 프로그램 등이 진행됐다.
코트라는 이번 상담을 계기로 국내 수소기업이 해외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후속 협의를 지원할 계획이다. 다만 이번에 진행된 상담은 제품 구매나 기술협력 가능성을 논의한 단계로, 실제 계약 체결 여부와 공급 규모 등은 앞으로 구체화될 전망이다.
김명희 코트라 부사장 겸 산업혁신성장본부장은 “에너지 공급망 위기 속에 수소는 전동화, 재생에너지와 함께 그린전환을 선도할 미래 에너지다”며 “생산부터 활용까지 국제 협력이 필요한 분야인 만큼 K-수소 생태계 기업들이 해외 진출 기회를 넓힐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kwater@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