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조개찜을 먹고 일행 4명 모두 배탈이 났다며 보상을 요구한 남성이 정작 해당 식당을 방문하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진료비 영수증이라며 보낸 사진은 인터넷에서 도용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최근 인공지능(AI)을 악용한 악의적 환불 요구를 비롯한 신종 사기에 자영업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5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서울에서 해산물 전문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전날 한 남성으로부터 항의 전화를 받았다.
남성은 “지난 2일 오후 7시쯤 남자 4명이 식당에서 조개찜을 먹었는데 모두 탈이 났다”며 “하루 종일 누워 있다가 이제야 정신을 차리고 전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4명 모두 탈이 난 점을 이유로 음식에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며 4명의 병원비와 식대 등 약 20만원을 요구했다.
A씨는 깜짝 놀라 “너무 죄송하다”고 사과한 후, 남성이 앉았던 테이블의 위치를 물었다. 주재료인 조개는 당일 소진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손님의 항의에 의심은 들었지만, 손님이 ‘기분이 나쁘다’며 몰아붙이자 보상을 약속했다.
그러나 A씨가 남성에게서 받은 병원비 영수증은 뭔가 미심쩍은 부분이 있었다. A씨는 “병원비 영수증에 날짜를 빼고 기본 진료비랑 주사료 비용만 찍어서 보냈더라”며 “식당 영수증은 보내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A씨가 날짜가 확인되는 병원비 영수증과 식당 영수증을 다시 요청하자 남성은 연락이 두절됐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A씨는 매장 폐쇄회로(CC)TV를 확인했다가 남성이 일행과 방문한 적도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남성이 방문했다고 주장한 날짜 뿐만 아니라, 전날과 전전날 영상 어디에서도 해당 일행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A씨는 “이상해서 손님 번호로 전화했더니 ‘착신이 정지되었다’는 안내가 나왔다”며 “다행히 입금하지 않았지만, 농락당한 기분이 들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더욱 황당한 사실은 남성이 병원비 영수증이라고 보낸 사진이 지난해 봄 인터넷에 게시된 사진이었다는 것이다. A씨는 “자영업자들은 손님이 문제를 제기하면 매장 잘못이 아니더라도 원만하게 해결하려고 한다”며 “이런 일을 겪으니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한편 최근에는 AI를 악용한 신종 사기 피해 역시 늘고 있어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AI로 배달 음식 사진을 조작해 ‘음식에 머리카락이 들어갔다’거나 ‘치킨이 덜 익었다’, ‘바퀴벌레가 나왔다’라며 악의적으로 환불을 요구하는 것이다.
국내 자영업자 중 3분의 1가량이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60대 이상 고령층이라는 점에서 신종 사기 유형에 대한 교육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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