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로컬창업 페스타서 대기업·로컬기업 협업 사례

오뚜기, 숙성도·귤메달 등과 손잡고 공동 메뉴 개발

블랙야크, 제주 친환경 기업 제클린과 제품 상용화

“일회성 행사 넘어 판로 확보·지속 성장으로 이어져야”

박성필 오뚜기 브랜드 익스피리언스(BX) 실장이 6일 쉐라톤호텔 제주에서 열린 ‘로컬창업 페스타 in 제주’에서 협업 사레를 소개하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제공]
박성필 오뚜기 브랜드 익스피리언스(BX) 실장이 6일 쉐라톤호텔 제주에서 열린 ‘로컬창업 페스타 in 제주’에서 협업 사레를 소개하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제공]

[헤럴드경제(제주)=부애리 기자] 오뚜기 라면에 제주 흑돼지와 멜젓이 더해지고,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에는 제주 로컬기업의 친환경 기술이 접목됐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제주 지역의 특색을 살린 로컬기업과 손잡고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지역의 독창적인 자원과 대기업의 기술력·유통망이 만나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다.

6일 오전 제주 쉐라톤호텔에서 열린 ‘2026 로컬창업 페스타 in 제주’에서는 오뚜기와 BYN블랙야크그룹 등이 제주 로컬기업과의 협업 사례를 공개하고 지속 가능한 상생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발표에 나선 박성필 오뚜기 브랜드 익스피리언스(BX) 실장은 제주 로컬 브랜드와의 다양한 협업 사례를 소개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제주 흑돼지 전문점 ‘숙성도’와의 협업이다. 오뚜기는 제주 흑돼지와 멜젓 등 지역 고유의 식문화를 자사 제품과 결합한 협업 메뉴를 개발했다. 흑돼지를 활용한 짜슐랭 메뉴와 제주 멜젓 소스 덮밥 등 제주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차별화된 메뉴를 선보인 것이다.

제주 감귤 브랜드 ‘귤메달’과는 공동 전시를 진행했다. 오뚜기는 전시 공간을 무료로 제공하고 제주 감귤을 활용한 메뉴를 함께 개발했다. 협업 과정은 콘텐츠로 제작해 자사 온라인 채널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홍보했다.

제주 지역 꽈배기 업체와는 오뚜기 카레를 활용한 메뉴 3종을 선보였다. 제주 로컬 상권 내 다양한 매장에서도 지역 식재료와 오뚜기 제품을 결합한 메뉴를 판매했다.

오뚜기는 이 같은 협업을 통해 로컬기업에 무료 전시 공간과 홍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자체 공간인 ‘롤리폴리 꼬또’와 쿠킹클래스 공간 ‘오키친 스튜디오’ 등을 활용해 제주 브랜드를 서울 소비자들에게 소개하는 방식이다.

박 실장은 “기업의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는 협업이어야 한다는 점”이라며 “원료와 이야기가 제주 로컬에 뿌리를 두고 있어야 소비자들이 왜 오뚜기가 해당 기업과 협업하는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뚜기는 제주 원물을 활용한 자체 브랜드 ‘제주담음’도 운영하고 있다. 제주 흑돼지와 청귤 등 지역 식재료를 활용한 제품을 개발해 제주 현지 면세점과 기념품 매장, 온라인몰 등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블랙야크도 제주 로컬기업과 손잡고 친환경 제품 개발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 역시 제주 로컬기업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날 BYN블랙야크그룹 측은 제주 친환경 소재 기업 ‘제클린’과의 협업 사례를 소개했다. 제클린은 친환경 원사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블랙야크와 친환경 소재 활용이라는 공동 목표를 바탕으로 협력을 추진했다.

양사는 협업을 통해 실제 제품 상용화까지 끌어냈으며 현재도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블랙야크 측은 로컬기업과의 협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브랜드 간 가치관의 일치를 꼽았다.

성호 BYN블랙야크그룹 차장은 “블랙야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술력과 친환경, 안전 등의 핵심 가치가 로컬기업의 철학과 맞아떨어져야 한다”라며 “로컬기업만이 가진 지역적 특색과 차별화된 경쟁력이 있어야 브랜드 가치와 매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블랙야크는 향후 의류뿐 아니라 용품과 신발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로컬기업과의 협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6일 쉐라톤호텔 제주에서 열린 ‘로컬창업 페스타 in 제주’에서 패널들이 대기업과 로컬기업들의 협업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6일 쉐라톤호텔 제주에서 열린 ‘로컬창업 페스타 in 제주’에서 패널들이 대기업과 로컬기업들의 협업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협업 한 번으로 끝나선 안 돼”…로컬기업 자생력 강조

이날 행사에서는 대기업과 로컬기업의 협업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실제 매출과 지속적인 성장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 실장은 “협업이 한 번의 행사로 끝나는 것은 의지가 부족해서라기보다 행사 이후 이어갈 구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판매할 곳과 운영할 공간이 뒷받침돼야 지속 가능한 한 협업이 되고 2차, 3차 협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처음부터 큰 규모로 협업을 시작하기보다는 작은 실험으로 소비자 반응을 확인하고 성과가 나타나는 분야부터 확대하는 것이 양측 모두에게 유리하다”라고 조언했다.

로컬기업의 자생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 지원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패널토론에 참석한 손설 ABT 브랜드디렉터는 “정부 지원사업에 선정돼도 다음 사업을 찾아다니느라 기업들이 방향을 잡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라며 “한 번의 행사나 단기 지원에 그치지 않고 기업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단계까지 지속해서 지원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특히 대기업이나 대형 플랫폼과 협업한다고 해서 매출 증가가 저절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강조됐다. 로컬기업 역시 제품의 경쟁력과 브랜드 스토리를 갖추고 협업 상대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가치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실장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에 대해서도 “제주는 계절별 원물의 특색이 뚜렷한 만큼 연간 행사 일정을 미리 확정하고 기업 간 협업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라며 “판매처와 운영 공간을 연결해 주는 지원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b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