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 서울대서 특강

AI 네이티브 국가·한일경제연대 등

내외부 위기 직면 韓경제 해법 제시

“AI 시대, 설계·디자인 능력 중요…

대학, 학생들에게 설계할 자유 줘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5일 서울대 사회과학대학에서 ‘인공지능(AI) 시대, 세계 경제 패러다임 변화와 대한민국의 비전’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서울대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5일 서울대 사회과학대학에서 ‘인공지능(AI) 시대, 세계 경제 패러다임 변화와 대한민국의 비전’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서울대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5일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저성장, 부채증가 등으로 내부의 기초체력이 약해진 가운데 G2(주요 2개국) 패권과 AI(인공지능) 혁명, 자본전쟁에 의한 외부 위협까지 더해졌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날 서울대 ‘자유와 시장 특강 시리즈’ 특별 강연의 연사로 참여, 이같은 진단을 바탕으로 ▷사회 문제 해결이 곧 경제 활동이 되는 ‘뉴 캐피탈리즘(신 자본주의)’ ▷지능 수출국으로 도약하는 ‘AI 네이티브 국가’ ▷한·일경제연대로 세계 질서를 만드는 역할로 나아가는 ‘확장 옵션’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인센티브 시스템’ 등 4가지 해법을 제안했다.

최 회장은 인센티브 시스템에 대해 “과거 고도성장 시기의 성장모델을 혁신해 기업이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촉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작은 규모의 기업이 규제를 피하고자 대기업으로의 성장을 스스로 포기하지 않도록 해야 한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민주주의와 함께 한국의 한 축인 자본주의가 건강하게 작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뉴 캐피탈리즘은 정부가 세금으로 국방, 복지 등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가 한계에 부딪히고 있기 때문에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민간의 선행을 금전적으로 보상하자는 것이다.

AI 네이티브 국가에 대해서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제시한 ‘AI 5대 층(에너지·반도체·AI 데이터센터·거대언어모델· 애플리케이션)’을 소개하면서 “AI 네이티브 국가로 가기 위해 경쟁력을 키워야 할 분야”라고 언급했다.

한·일경제연대와 관련, 최 회장은 “한·일 경제가 묶이면 그 파급력은 단순히 3배가 아닌 그 이상 커질 것이고, 양국이 겪는 저출산, 고령화 등 사회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금 AI 시대는 경제학의 시장원리나 전통모형만으로는 다 설명되지 않을 정도로 변수가 많아졌다”며 “한국은 미국의 투자 요구와 중국의 기술 추격이라는 이중의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최 회장은 AI 시대에 가장 필요한 역량으로 ‘서비스를 디자인하고 설계하는 능력’을 꼽았다.

최 회장은 “기존의 교육 체계는 이미 설계된 교육 체계를 모방하는 것이었으며, 대한민국 역시 성장 과정에서 실제로 어떤 산업을 설계하기보단 선진국을 모방하는 방식으로 발전해왔다”며 “그러나 AI로 시장이 재편되는 지금의 전환기에는 새로운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에 어떤 교육을 제공해달라고 요구하기보다는, 스스로 설계하고 디자인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며 “대학에 요구할 것은, 학생들이 무언가를 설계할 수 있도록 자유를 주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AI 시대에 개인과 조직 간 갈등을 줄이는 방법에 대한 질문에는 “하나의 조직에선 수많은 이해관계가 충돌하기 마련인데, 이를 설득하는 것이 AI 시대에선 이것이 가능해졌다”며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구성원 각각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분석하고, 현상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갈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박혜원 기자


k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