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분야 1.7조원, 7.8배 증가…농어촌 합치면 전체의 90%
차주 이자 부담 낮추지만…대출잔액 연계 관리 필요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서민과 농어업인 등의 정책대출 금리를 낮게 유지하는 데 들어가는 정부의 이자 지원 비용이 지난해 2조8000억원을 넘어섰다. 6년 전보다 약 4배 늘어난 규모다. 특히 주택 분야 지원액은 6년 새 8배 가까이 불어나 전체 이자 지원 비용의 60%를 차지했다. 지원 대상 대출잔액과 향후 재정 위험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집계한 국가결산 자료에 따르면 정부 전체 이차보전비용은 지난해 2조824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 7160억원에서 약 3.9배 증가한 수준이다. 2024년 2조3040억원과 비교해도 1년 새 5200억원(22.6%) 늘었다.
이차보전은 정부가 직접 돈을 빌려주는 대신 은행·조합 등이 취급한 정책대출의 금리와 차주가 부담하는 정책금리 사이의 차액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차주는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대출을 이용하고 정부는 그 차이를 금융기관에 지급한다. 대출 원금을 직접 공급하지 않더라도 저금리 지원을 유지하는 동안 매년 재정 지출이 발생한다.
이자 지원 비용이 가장 빠르게 늘어난 곳은 주택 분야다. 주택도시기금의 이차보전비용은 2019년 2180억원에서 2024년 1조3880억원, 지난해 1조7020억원으로 불어났다. 6년 새 7.8배로 불어난 데다 지난해에만 3140억원 늘었다. 정부 전체 이차보전비용 증가액의 약 60%가 주택도시기금에서 발생한 셈이다.
정부의 저금리 지원에서 주택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달라졌다. 2019년에는 농어촌구조개선특별회계의 이차보전비용이 4140억원으로 주택도시기금(2180억원)의 두 배에 가까웠다. 하지만 2021년 주택 분야가 농어촌을 앞지른 뒤 격차가 벌어졌다. 지난해 주택도시기금의 이차보전비용은 전체의 60.3%에 달했다.
농어업 정책자금 등을 지원하는 농어촌구조개선특별회계의 이차보전비용도 2019년 4140억원에서 지난해 844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전체의 29.9%다. 주택과 농어촌 두 분야가 전체 이차보전비용의 90.2%를 차지했다. 군인복지기금과 중소벤처기업진흥기금 등 나머지 회계·기금의 비용은 2780억원이었다.
이차보전비용이 급증한 배경에는 시장금리 상승이 있다. 2022년 이후 금융기관의 대출금리가 오르는 동안 정책대출의 차주 부담 금리는 상대적으로 낮게 유지되면서 정부가 메워야 할 금리 차가 벌어졌다.이차보전액은 금리 차와 지원 대상 대출잔액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대출 규모가 그대로여도 시장금리가 오르면 정부 부담은 커진다.
정책금융이 필요한 차주에게 저금리 대출은 금리 상승의 충격을 줄이는 안전판이다. 다만 은행 재원으로 공급하는 정책대출은 정부가 직접 대출하는 방식과 달리 재정상태표에 대출자산으로 계상되지 않고, 매년 지급하는 이자 보전액만 지출로 반영된다. 따라서 연간 이차보전액만으로는 지원 대상 대출의 전체 잔액과 향후 재정 부담을 파악하기 어렵다. 이차보전액은 대출 잔액뿐 아니라 시장금리와 정책대출 금리의 차이에 따라서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차보전 예산은 매년 국회 심의를 받지만 중장기 부담을 가늠하려면 지원 대출의 잔액과 금리 조건, 상환 일정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 연간 지출뿐 아니라 향후 발생할 재정 부담까지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윤영훈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정부가 공공 목적을 위해 부담하는 비용과 위험을 있는 그대로 보이게 해 합리적인 정책 선택을 위한 근거자료를 제공해야 한다”며 “관련 재무보고를 실질에 맞추는 일은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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