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재외공관 재외국민 보호 등 운영실태’ 발표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지난해 8월 발생한 캄보디아 납치·감금 범죄 당시 외교부가 여행경보 상향을 미루고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조차 가동하지 않는 등 재외국민 보호 업무를 소홀히 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나타났다.
외교부는 현지에서 범죄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발령 요건을 잘못 판단하거나 부서 간 협의를 이유로 대응을 지연했고, 한국인 대학생 피살 사건이 알려진 뒤에야 여행경보를 상향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5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재외공관 재외국민 보호 등 운영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납치·감금 등의 우리 국민 피해자는 총 741명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23년 17명, 2024년 220명, 2025년 504명으로 피해가 가파르게 늘었다.
2025년 8월에는 우리나라 대학생이 캄보디아 범죄단지에서 고문 끝에 사망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그러나 외교부는 범죄 피해가 본격적으로 발생한 2023년 12월 이후에도 여행경보 상향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감사원은 결론냈다.
감사원에 따르면 주 캄보디아대사관은 2024년 4월 특별여행주의보 발령을 건의했지만, 외교부는 특별여행주의보 발령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같은 해 7월 대사관이 다시 여행경보 상향을 건의했을 때도 외교부는 조정 양식이 제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상황을 그대로 방치했다.
외교부가 여행경보 상향을 미룬 끝에 실제 조치에 나선 것은 2025년 9월이었다.
대학생 사망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지 한 달 뒤이자, 취업사기 피해가 시작된 지 약 2년 만이다. 심지어 외교부는 2024년 8월 언론에서 캄보디아 사태를 보도했지만, 여행경보 상향을 추진하면서도 부서 간 혼선 등으로 여행경보 조정을 계속 미뤄왔다.
이에 감사원은 외교부 본부에서 여행경보 상향과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 가동 등 국민 보호 업무를 적기에 수행하지 않은 3명에 대해 “업무를 적기에 수행하지 않는 등 우리 국민 보호 업무를 해태했다”면서 경징계를 요구했다.
또 여행경보 상향을 적극적으로 건의하지 않은 주캄보디아대사관 관계자 1명에 대해서는 재취업 등을 위한 인사자료로 활용하도록 통보했다.
감사원은 캄보디아 사례 외에도 재외공관의 여행경보 조정이 전반적으로 지연되는 문제를 확인했다.
2023년부터 2025년 10월까지 재외공관 건의에 따라 여행경보를 수시 조정한 54건 가운데 16건(29.6%)은 조정까지 15일 이상 걸렸고, 이 중 9건은 발령 범위 등을 둘러싼 재외공관과 외교부 본부 담당 부서 간 실무 협의 등 내부 행정절차가 지연 사유였다.
이에 감사원은 여행경보 조정의 협의 사항과 방법, 협의 기한 등을 지침화해 적시성을 확보하도록 외교부에 통보했다.
sang@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