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무대응 탓에 전 세계가 인공지능(AI) 생물무기 위험에 노출됐다는 취지의 주장했다.
게이츠는 일각에서 ‘AI 회의론자’로 칭해질 만큼 AI가 초래할 수 있는 위험성을 거듭 경고 중이다.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게이츠는 이날 FT가 영국 런던에서 연 ‘AI 미래 서밋’에서 엄청난 능력의 AI 모델이 좋은 일이 쓰일 수 있지만 나쁜 일에 사용될 잠재적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게이츠는 “악의를 가진 AI 도구를 활용해 생물무기를 만들거나 사회 전반의 사이버 취약점을 공격할 수 있다”며 AI와 관련한 생물보안 사고가 생기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보다 더 큰 피해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20~2021년 전 세계로 번진 코로나19는 1500만명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게이츠는 AI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가 있는데도 트럼프 행정부가 AI를 규제하고 감시하는 국제적 노력을 방해했다고도 주장했다.
게이츠는 “여러 개의 (AI)기업이 생기면 자율 규제는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며 “유일한 해결책은 정부”라고 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를 직격한 일과 달리 AI 선도 기업 중 하나로 꼽히는 앤트로픽이 지난주 기업공개(IPO) 증권신고서에서 AI의 잠재적 위험성을 언급한 점은 높이 평가했다.
앤트로픽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고도로 발달한 AI가 오용되거나 인류 통제를 벗어나면 재앙적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게이츠 “우리는 역사상 매우 극적인 지점에 있다”
게이츠는 지난달에도 AI로 인해 인간의 거의 모든 역할이 대체되고 향후 20년이 가장 혼란스러운 시기가 될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자매지 옵저버와의 인터뷰에서 게이츠는 “AI는 ‘진화적 사건’”이라며 “원숭이에서 인간으로 진화한 것처럼 지구상 생명체에 있어 단계가 바뀌는 변화”라고 밝혔다고 당시 연합뉴스는 전했다.
게이츠는 “가장 똑똑한 존재가 재정의되고 있다”며 인간이 더는 지구에서 가장 지능적인 존재가 아니고, AI가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고 했다.
게이츠는 AI 덕에 향후 5년 정도는 수학자의 전성기가 있겠지만, 향후 20년 내 어떤 시점에서는 “AI가 수학, 생물학, 공학 설계 등에서 인간보다 우월해질 것”이라며 “우리는 역사상 매우 극적인 지점에 있다”고 했다.
게이츠는 같은 날 팟캐스터 디코더에 출연해서도 AI가 진정한 풍요를 만들어낼 것이지만, 향후 20년간은 “인류 역사상 가장 혼란스러운 시기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AI가 저에게 ‘제가 당신보다 나으니 가서 피클볼이나 치라. 이 일은 제가 처리하고 나중에 연락하겠다’라고 한다면 이는 웃어넘길 수만은 없는 일”이라고 했다.
yul@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