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미국의 30대 여성 사업가가 상의를 탈의한 채 유방암 수술 흉터를 그대로 드러내고 뉴욕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해 화제다.
4일(현지시간) 뉴스위크에 따르면 미국 뉴저지주 출신 사업가이자 인플루언서인 로렌 스피지아(33)는 지난 1일 열린 ‘2026 TCS 뉴욕시 마라톤’에 참가해 42.195㎞를 완주했다. 기록은 4시간 54분 04초다.
이날 스피지아는 브라톱조차 입지 않은 채 짧은 볼레로만 걸치고 맨가슴으로 뉴욕 시내를 달렸다. 이 같은 결정은 이번 대회 코스가 자신이 유방암 치료를 받았던 병원을 지난다는 점에서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적합한 무대”로 생각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어떤 목적을 위해 내 몸을 드러낼 생각이었다면, 수술을 받은 바로 그곳에서 최대한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렇게 싶었다”며 “결코 성적인 목적이나 남성의 시선을 끌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스피지아는 “오히려 정반대”라며 “여성들이 자신의 건강을 주도적으로 챙기고 스스로와 여성 모두의 건강을 위해 목소리를 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피지아는 2024년 11월, 31세의 나이에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이후 16차례의 항암치료와 8번의 면역치료, 유방 절제술과 재건 수술까지 받으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그는 달리기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지만, 치료를 받는 동안 체력을 키우기 위해 매일 걷는 것부터 시작해 점점 더 긴 거리를 달리게 됐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마침내 42.195㎞ 풀코스 마라톤까지 도전하게 됐다.
스피지아는 “유방 절제술 후 탈의실에서 처음 옷을 갈아입을 때 나도 모르게 가슴을 가리려고 몸을 움츠렸다”며 “수치심이 내 모습을 좌우하게 두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흉터를 드러낸 채 마라톤을 완주하는 것이 바로 그 약속을 지키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흉터들은 내 목숨을 구하기 위해 필요했던 의료 흔적이자 암과 싸워 살아남았다는 명예의 훈장”이라고 덧붙였다.
마라톤 현장에서는 스피지아의 모습에 충격을 받은 사람들도, 응원과 지지를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스피지아는 “내가 달리는 모습을 보고 놀란 사람들도 많았지만, 훨씬 많은 사람들이 응원해 주고 감동을 받았다”며 “지금의 나는 예전의 나보다 훨씬 더 멋지다”고 마라톤 참가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도전을 통해 내 몸이 무엇을 해낼 수 있는지 정확히 깨달았다”며 치료 중인 생존자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동시에, 앞으로 유방암을 진단받게 될 여성들에게 건강을 적극적으로 살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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