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도시 디오라마…관객 눈높이 맞춤 전시
中·日·EU, 수소 전 주기 밸류체인 지원
韓 기업 85%가 중소·중견…정책 지원 필요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는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 2026(WHE 2026)’에서 도시와 산업 전반으로 연결되는 수소 생태계의 모습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수소의 산업적 가치가 개별 기업이나 단일 기술이 아니라 생산·저장·운송·활용을 잇는 생태계에서 실현된다는 점을 알리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에 참가해 수소의 생산과 저장·공급, 활용을 아우르는 구현 사례를 전시 콘텐츠로 소개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일반 관람객이 수소 생태계의 필요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수소 도시 디오라마와 시나리오 영상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수소 도시 디오라마는 수소 생산 인프라와 저장·공급 설비, 수소전기차와 철도차량 등 밸류체인 전반이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된 미래 도시를 구현했다. 재생에너지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로봇 제조공장, 수전해 플랜트 등을 배치했다.
영상 전시는 ▷새만금 AI 밸리 ▷도시 생활 ▷항만 물류 ▷제조 산업 등 4개 시나리오로 구성했다. 새만금 AI 밸리는 재생에너지로 수소를 만들어 도시 전력과 열에너지, 모빌리티 연료로 쓰는 ‘지산지소’형 생태계를 다룬다. 도시 생활 시나리오는 음식물 쓰레기 등 유기성 폐기물에서 만든 수소를 주거단지의 전기·열과 버스·승용차·트램에 활용하는 자원순환 구조를 보여준다.
항만 물류 시나리오는 재생에너지 기반 수소를 무인운반차(AGV) 등 항만 장비에 공급하고, 수소전기트럭과 수소전기기관차를 연계해 항만 내 이송부터 육상·철도 운송까지 잇는 모습을 담았다. 제조 산업 시나리오는 수소를 철광석의 환원제와 열원으로 쓰고, 생산한 강판을 수소전기트럭으로 운송하며, 완성차 공장에서 수소전기지게차와 수소버너의 에너지로 활용하는 내용이다.
현대차그룹은 수소가 개별 기업이나 단일 기술만으로는 산업적 가치를 실현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생산부터 저장·운송, 공급 인프라, 모빌리티·산업 수요까지 전 밸류체인이 연결돼야 활용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주요국도 정책 지원 범위를 수소 전 밸류체인으로 넓히고 있다. 중국은 지난 3월 ‘제15차 5개년 계획’을 확정하고 수소를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청정·저탄소 수소의 생산부터 저장·운송·활용까지 전 주기 밸류체인을 연계하고 수요처를 넓히는 데 정책 역량을 모으고 있다.
일본은 2023년 ‘수소기본전략’ 개정과 2024년 ‘수소사회추진법’ 시행을 계기로 청정수소 공급망 구축과 산업·발전 분야 수요 창출, 수소 허브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23년 도입한 유럽수소은행을 통해 청정수소 생산비용과 시장가격의 차액을 보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통해 약 3GW 규모의 수전해 설비 도입과 향후 10년간 약 344만톤의 수소 생산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국내 수소 산업은 기업 대부분이 중소·중견기업이다. 한국수소연합의 ‘2025년 수소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수소산업 기업체는 2932곳, 종사자는 3만6264명이다. 분야별로는 수소활용 1261개사, 수소유통 833개사, 수소 관련 서비스 426개사, 수소생산 412개사 순이다. 이 가운데 85%가 중소·중견기업이다.
연구개발(R&D) 전담 부서를 갖추지 못한 기업은 82.7%에 달했다. 수소산업 투자 금액은 2022년 4조1469억원에서 2024년 4조3373억원으로 4.6% 늘어나는 데 그쳤다. 현대차그룹은 생태계가 강화되면 기업의 기술 상용화와 투자 회수가 빨라지고 해외 진출 기회도 넓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철강·제조업과 항만 물류, 도시 에너지 등으로 수요처를 넓히고 공급 인프라 확충과 초기 사업화를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수소 업계 관계자는 “수소 산업의 경쟁축이 개별 기술과 제품에서 생태계로 이동하면서, 생태계 경쟁력이 글로벌 수소 산업의 주도권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며 “국내도 대·중·소기업이 함께 산업 기반을 넓히는 노력과 수요·인프라 확충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yr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