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硏, 1955~1961년생 분석…같은 직장 재고용 땐 13.5% 감소

별도 사업체 조사서 90.2% “퇴직 전과 같은 업무 맡겨”

임금피크제 운영 79곳 중 53.2%, 재고용 때 임금 추가 삭감

1일 은평구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에서 열린 서울 서부권역 중장년 채용박람회 ‘몽땅취업 2026’에 참가한 구직자들이 채용 게시판을 살피고 있다. [연합]
1일 은평구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에서 열린 서울 서부권역 중장년 채용박람회 ‘몽땅취업 2026’에 참가한 구직자들이 채용 게시판을 살피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년 무렵 퇴직한 뒤 같은 직장에 다시 고용된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이 퇴직 전보다 39만5000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별도 사업체 조사에서는 재고용 근로자에게 퇴직 전과 같은 일을 맡긴 곳이 10곳 중 9곳에 달했다.

임금피크제를 운영하는 사업체의 절반 이상은 정년 전에 낮춘 임금을 재고용 때 한 차례 더 깎았다. 65세 계속고용 논의에서 정년 이후 일할 기회와 함께 임금을 어떤 기준으로 정할지가 쟁점으로 떠오른다.

같은 직장 재고용 땐 13.5%↓…이직·창업 땐 33.3%↓

5일 한국노동연구원의 ‘노동리뷰’ 10월호에 따르면 이승호 연구위원은 한국노동패널조사를 바탕으로 59세까지 정규직으로 일한 1955~1961년생의 퇴직 전후 소득을 비교했다. 퇴직 후 같은 직장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한 경우를 재고용, 다른 직장에 취업하거나 창업한 경우를 재취업으로 분류했다.

재고용 집단의 월평균 임금은 퇴직 전 292만9000원에서 퇴직 후 253만4000원으로 13.5% 줄었다. 재취업 집단의 월평균 노동소득은 같은 기간 364만7000원에서 243만3000원으로 33.3% 감소했다. 퇴직 전에는 재취업 집단의 월 노동소득이 71만8000원 더 높았지만, 퇴직 후에는 재고용 집단이 10만1000원 더 많았다.

분석 대상의 54.6%는 국민연금 수급 연령까지 기존 정규직 일자리를 유지했다. 20.8%는 재고용이나 재취업으로 노동소득을 이어갔고, 24.7%는 연금을 받기 전에 노동소득이 끊긴 기간을 겪었다.

노동소득 단절을 경험한 비율은 61세부터 연금을 받는 1955~1956년생이 12.5%, 63세부터 받는 1961년생이 33.7%였다. 올해 60세가 되는 1966년생의 국민연금 노령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64세다.

이 연구위원은 정년을 전면적으로 연장하기 어려운 경우 재고용이 주된 일자리에서 일할 수 있는 기간을 늘리고 퇴직 후 노동소득 감소를 완화하는 과도기적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재고용 사업체 90.2%는 같은 업무…희망자 전원 채용은 20.8%

노세리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제조업과 도소매업 등 6개 업종에서 최근 5년 이내 정년퇴직자를 재고용한 10인 이상 사업체 451곳과 재고용 근로자 167명을 별도로 조사했다.

사업체의 90.2%는 재고용 근로자에게 퇴직 전과 같은 업무를 맡겼고, 78.7%는 업무 생산성이 정년 전과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재고용 사유로는 숙련과 경험을 갖춘 인력을 계속 활용하려는 목적이 63.9%로 가장 많았다.

임금은 임금피크제 운영 여부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임금피크제를 운영하는 사업체 79곳 가운데 53.2%는 재고용할 때 정년 직전 임금을 추가로 낮췄다. 정년 직전 임금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금액을 지급한 곳은 7.6%였다. 임금피크제를 운영하지 않는 사업체에선 77.6%가 정년 직전 임금을 유지했다.

재고용을 희망하는 근로자를 원칙적으로 모두 채용하는 사업체는 20.8%였다. 41.2%는 대상자를 선별했고, 37.9%는 두 방식을 병행했다.

노동계는 국민연금 수급 연령에 맞춰 법정 정년을 65세로 늘리자고 요구한다. 경영계는 인건비 부담 등을 들어 기업 여건에 맞춰 퇴직자를 재고용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노 선임연구위원은 “일부 사업체에서는 직무와 근로시간이 유지되는데도 임금이 삭감됐다”며 “임금은 연령이나 정년 도달 여부보다 실제 직무, 역할, 근로시간, 업무량 및 책임을 기준으로 결정하고, 그 기준과 산정방식을 근로자에게 명확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fact051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