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상·하원 장악에 트럼프 관세 압박 견제 전망

주한미군 감축에도 제동…확장억제 공약은 유지

핵잠 도입·전작권 전환엔 비확산 원칙 걸림돌

트럼프 북미 정상외교 주력 가능성…北 판단이 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링컨 기념관 반사 연못에서 연설을 마친 뒤, 자리를 떠나며 모자를 벗고 있다. [게티이미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링컨 기념관 반사 연못에서 연설을 마친 뒤, 자리를 떠나며 모자를 벗고 있다.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면서 한미관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과 주한미군 감축 시도에는 제동이 걸릴 수 있지만, 한국이 추진하는 핵추진 잠수함 도입과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은 오히려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패배를 만회하기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외교에 속도를 낼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실제 회담 성사 여부는 북한의 판단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4일(현지시간)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민주당의 의회 장악이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인 동맹 정책을 견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관세를 활용한 무역·투자 압박과 주한미군 감축 등 한국에 부담으로 작용했던 정책들이 의회의 반대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연합뉴스에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이나 일방적 결정으로 외교정책을 추진하는 성향을 고려하면 중간선거 결과가 한미관계에 미치는 전반적인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존 관세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지만 새로운 관세 부과는 의회의 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고 전망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지역 안보 의장도 “의회는 관세나 한반도에서 미군을 철수하려는 시도 등 부적절한 행정부 정책을 견제하려 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버트 랩슨 전 주한 미국대사대리는 이번 선거 결과가 한국을 비롯한 미국의 동맹국에 반가운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이 관세를 통한 강압적인 무역·투자 합의를 재검토하고 군사훈련 축소나 주한미군 감축 등 동맹을 약화할 수 있는 조치에도 제동을 걸 것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투자를 압박해 온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 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유산을 남기기 위해 동맹국에 투자를 계속 촉구하겠지만, 한국 등 동맹국은 2028년 미국 대선 이후 무산될 가능성이 있는 사업에 투자하는 데 더욱 신중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했다고 해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곧바로 뒤집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앨런 킴 한미경제연구소(KEI) 선임연구원은 의회가 입법을 통해 관세 정책을 제한하더라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공화당의 초당적 협조 없이는 실질적인 제약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과 전작권 전환에는 민주당의 의회 장악이 새로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이 공화당보다 핵 비확산 원칙을 중시하는 만큼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사업에 대한 의회 차원의 감시와 감독이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 석좌는 “민주당은 공화당보다 비확산 규범을 더 강하게 고수할 수 있으며, 이는 이재명 정부가 핵추진 잠수함을 확보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2030년까지 전작권을 전환하는 방안에 비교적 개방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과 달리 민주당이 장악한 의회는 이에 의문을 제기하거나 반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크로닌 의장 역시 핵추진 잠수함 협력과 같은 야심 찬 공약은 지연되거나 방해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랩슨 전 대사대리도 민주당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과 우라늄 농축·재처리 권한 확대를 어느 정도까지 지지할지 불분명하다며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관련한 우려가 여전히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한미동맹의 근간인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크로닌 의장은 “확장억제를 포함한 핵심 동맹 공약에 대한 오랜 초당적 지지는 비교적 견고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간선거 패배로 정치적 타격을 입은 트럼프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외교적 성과를 내기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크로닌 의장은 이번 선거 결과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포함한 정상외교에 더욱 힘을 실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의회 장악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카드에도 제약을 가할 수 있다. 대북 제재 완화나 동북아시아 미군 주둔 규모 축소, 한미 합동군사훈련 축소 등 북한에 제안할 수 있는 조치들이 의회의 견제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정치적으로 약해진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을 어떻게 판단할지도 변수다. 스콧 스나이더 한미경제연구소 소장은 “북한 지도부 입장에서는 약화된 미국 대통령과 협상하는 것이 중간선거 이전보다 다소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북한이 이를 특별한 기회로 볼지, 현재의 전략적 필요에 비춰 불필요하다고 판단할지는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여 석좌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성사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북한이 당분간 북미 외교에 관망하는 태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반대로 북한이 남은 임기가 2년가량인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할 유인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랩슨 전 대사대리는 북한이 레임덕을 겪는 대통령과 협상할 유인이 얼마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평가했다.

킴 연구원도 “핵심은 김정은이 2027년 1월부터 레임덕 대통령이 될 트럼프와의 회담에 관심을 보일지, 또 어떤 합의가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판단할지에 있다”고 지적했다.

의회 권력 잃은 트럼프의 남은 카드…이란 공습·추가 관세[1일1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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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016/0002719034?type=journalists

sj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