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안 의결

연중 계리가정 바꾸면 이사회 위험관리위 보고

듀레이션 갭, 2028년부터 경영실태평가 지표로

실손 계약전환 상품은 주계약 특약 부가 허용

금융감독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본원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본원 [금융감독원]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내년부터 보험회사는 보험부채 평가에 쓰는 계리가정의 산출근거와 변경 내역을 담은 보고서를 매년 금융감독원에 내야 한다. 금리 변동에 따른 자산·부채 관리 역량과 법인보험대리점(GA) 관리 수준도 경영실태평가에 새로 반영된다.

금융위원회는 4일 이 같은 내용의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올해 1월 발표한 ‘보험업권 계리감독 선진화 방안’과 지난해 10월 내놓은 ‘듀레이션 갭 규제방안’ 등 그간의 제도개선 과제를 감독규정에 반영한 것이다.

우선 보험사는 책임준비금과 지급여력기준금액 등을 산출할 때 적용한 계리가정에 관한 보고서(계리가정보고서)를 작성해 매년 사업보고서 제출기한에 맞춰 금감원에 제출해야 한다. 보고서에는 가정별 산출근거와 방법, 주요 변경사항과 검증결과, 현금흐름 모델링과 내부통제 관련 사항 등 보험부채 평가의 핵심정보가 담긴다. 계리가정보고서는 2026회계연도 결산분부터 제출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이를 통해 보험사의 계리가정 관리가 체계화되고, 회사별·상품별 가정 수준과 변동 추이를 비교·분석해 이상징후를 조기에 포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들이 해지율·손해율 등 계리가정을 낙관적으로 잡아 실적을 부풀린다는 ‘고무줄 회계’ 논란이 이어졌고, 금융당국은 그간 가이드라인을 통해 가정 산출 기준을 손봐왔다.

계리가정 산출·변경에 대한 내부통제 절차도 마련된다. 보험사는 관련 내부통제기준을 갖춰야 하며, 연중 계리가정을 변경하면 변경 사유와 내용, 재무영향 등을 이사회 내 위원회인 위험관리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다만 관련 법령 변화에 따른 변경이거나 재무영향이 미미한 경우에는 보고를 생략할 수 있다.

경영실태평가(RAAS)도 강화된다. 금융위는 금리리스크 계량평가 지표로 ‘듀레이션 갭’을 신설했다. 듀레이션 갭은 자산과 부채 간 듀레이션(금리 변동 시 자산·부채 가치 변화의 민감도) 차이로, 금리가 움직일 때 순자산 가치가 얼마나 변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다만 최근 금리 여건과 보험사의 준비기간 확보 필요성을 고려해 2028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

경영관리리스크 부문에는 ‘법인보험대리점 운영위험 관리의 적정성’이 비계량 평가항목으로 추가된다. 보험사들이 GA 채널 영업을 늘리면서 과당경쟁에 따른 소비자 피해 우려가 커진 데 따른 조치다. 금융위는 GA에 판매를 위탁한 보험사의 관리책임을 강화해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고 불건전 판매관행 개선을 유도할 방침이다.

실손보험 상품설계 규제도 손질했다. 실손보험은 다른 상품을 끼워 파는 등의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단독형으로만 설계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이달 중 시행되는 계약전환 할인제도가 기존에 대부분 특약 형태로 판매된 실손보험을 5세대 실손으로 바꾸는 제도인 점을 감안해, 관련 실손상품은 단독형 설계의무에서 제외하고 기존 주계약에 특약으로 붙일 수 있도록 했다. 계약전환 할인제도는 2013년 3월 이전 재가입 조건이 없는 1·2세대 실손 가입자가 5세대로 갈아탈 경우 3년간 5세대 보험료의 50%를 깎아주는 제도다.

이 밖에 비상위험준비금의 매년 적립액은 당해연도 적립대상보험료를 기준으로 산출하도록 산출방식을 개선했다. 2027년 국제회계기준(IFRS18) 시행에 맞춰 포괄손익계산서 구분 표시 항목과 손익분석 시 계정별 손익 구분 기준도 정비했다.

개정안은 고시한 날부터 시행된다. 다만 계리가정 산출·변경 내부통제, GA 운영위험 평가항목 신설, 재무제표 작성기준 개정은 2027년 1월 1일부터, 듀레이션 갭 지표는 2028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 지난 9월 규정변경예고안에 포함됐던 보험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신용공여 한도 신설은 별도로 감독규정 개정이 진행 중이며, 2027년 1월 1일 시행이 목표다.


w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