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로컬창업 페스타 in 제주 ‘로컬을 묻다’ 토론
로컬기업 성장,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져야
지역의 경험을 설계하는 건 대기업보다 강점
로컬 기업 성장 가능성 여전…“큰 기회 올 것”
[헤럴드경제(제주)=부애리 기자] “로컬 창업자들이 지역을 새로운 여행 목적지로 만들어야 합니다.”
박준규 서피비치 대표는 4일 제주 쉐라톤호텔에서 열린 ‘제1회 로컬창업 페스타 in 제주‘ 간담회에서 로컬 창업자의 역할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표는 “행정에서 관광지를 만들어야 관광객이 찾아오던 시대는 끝났다”라며 “로컬 창업자들이 지역성을 가진 다양한 사업을 통해 지역을 여행 목적지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로컬 창업자들, 지역경제 기여하는 사업 모델 필요
박 대표는 여행산업이 2014년 7월 인스타그램 해시태그가 등장한 전후로 변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관광지가 아니더라도 아무것도 없던 곳에 레저·체험 공간 하나만 만들어도 새로운 여행 목적지가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자신이 창업한 서피비치를 소개했다. 서피비치는 강원도 양양군 하조대 인근 해변을 기반으로 서핑과 해양레저, 문화 콘텐츠 등을 결합한 로컬 브랜드다. 서핑 강습과 비치바, 공연, 축제 등을 운영하며 양양을 국내 대표적인 서핑 관광지로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박 대표는 “과거 양양은 강릉과 속초에 가기 위해 지나가는 길이었다”라며 “40~50년 동안 파라솔과 튜브만 있었던 대한민국 바다에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서피비치를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로컬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과 관련 “창업자가 하는 사업이 지역에 이득이 돼야 예산을 지원받는 것이 공정한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창업 초기 사업 기반을 다지고 고객을 확보하기까지 겪는, 이른바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사업 모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로컬기업은 지역의 자연환경과 문화 등 고유한 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한다. 정부도 개별 기업의 성장이 관광객 유입과 주변 상권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경제를 살리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보고 지원을 강화하는 추세다.
박 대표는 “사업을 시작하고, 데스밸리 구간을 넘었을 때, 지역에 도움이 되는 것이 공정한 로컬창업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그렇게 되면 로컬 스타트업이 하나의 ‘페스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지역 특화된 경험…대기업보다 잘할 수 있는 영역”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모종린 연세대 교수도 로컬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짚었다. 모 교수는 가수 이효리의 제주 이주와 서울 복귀를 사례로 들며 로컬산업의 변화를 짚었다. 모 교수는 “가수 이효리가 제주도로 이주한 해가 2013년인데, 당시 제주 인구가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제주 이민’이라는 현상이 나타났다”라며 “이효리가 2024년 제주를 떠나자, 제주가 예전 같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2017년을 전후해 한국 사회가 다시 물질주의 중심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라며 “서울의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자산 투자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역보다 서울을 선호하는 현상이 강해졌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온라인 시장의 확대로 오프라인 산업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로컬기업 역시 우호적인 환경에 놓여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라면서도 “그동안 로컬기업들이 다양한 경험을 축적하고 성공 사례를 만들어왔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정부의 로컬창업 지원 확대도 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았다. 모 교수는 “로컬이 지난 정부의 국정과제에 포함됐고 현 정부에서도 로컬창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로컬기업의 경쟁력으로 지역에 특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결국 우리는 고객의 시간과 경험을 설계하는 사람들”이라며 “지역의 경험을 설계하는 일은 대기업보다 로컬 창업자들이 더 잘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험 경제가 중요해질수록 유통산업의 미래도 로컬을 향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로컬기업에 더 큰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자리에서는 로컬기업이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인력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제주에서 감귤 브랜드를 창업한 양제현 메달스 대표는 “인력 때문에 서울에 사무실을 얻을 정도로 인재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지역별로 인재를 육성하는 기반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bo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