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3일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 “주요 지역의 거래 가격이 놀라울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며 “서울 지역 아파트 매물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고, 거래도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고 했다. 그러자 야당인 국민의힘에선 “‘벌거벗은 임금님’ 수준의 현실인식” “대통령 혼자만 다른 세상 사는 듯” 등 원색적인 비난이 이어졌다. 실제 통계는 서울 아파트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 강남권(서초·강남·송파구)의 하락세를 보여주고 있다. 매물도 늘고 거래량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등락과 증감 모두 “놀라울 정도”거나 “급격하다”고 판단할 정도는 결코 아니다. 그러니 대통령의 인식이나 야당의 비판이나 둘 다 맞거나 틀린 말이다. 대통령의 말은 부풀려졌고, 야권의 비판은 맹목적이다. 부동산은 정치가 해결해야 될 문제이되, 부동산을 갖고 ‘정치’를 하려해선 안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10월 넷째 주까지 90주 연속 올랐고, 상승폭은 2주 연속 줄었다. 강남·서초구는 12주 연속으로, 송파구는 8주째 하락했다. 2일 기준 서울 매물은 전월 대비 6.5% 늘었다. 9월 거래량은 9개월만에 최저였다. 대통령이 ‘주요지역’으로 지칭한 강남권은 최근 하락했지만 강북·중하위권 지역의 상승세는 꺾일 줄 모른다. 1~9월까지 11~14%대로 상승한 지역이 속출했고, 지난해 연간 기록(8.98%)에 육박하는 서울 전체 상승률(8.32%)을 이끌었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객관적 데이터를 제대로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본인의 발언조차 사실에 명명백백 부합하는 것인지 냉철히 따져 볼 일이다. 강남권의 일부 하락세를 ‘침소봉대’하고 서울 전체와 비강남권의 상승세는 애써 눈감지 않았나. 정부의 정책 의지를 강조하고자 하는 의도를 백번 인정하더라도, 국민들이 과연 공감할 발언이겠는가.
집값만큼 ‘동상이몽’이고 부동산 통계만큼 ‘아전인수’인 것이 없다. 이럴수록 정부의 정책 목표가 중요하다. ‘부동산 시장 안정화’가 과연 집값 하락을 의미하는 것인지 주거비 인하를 의미하는 것인지 자가·전월세의 원할한 공급을 말하는 것인지 불분명하면, 대통령이 말했듯 ‘심리전’이라는 부동산 정책은 필히 실패할 수 밖에 없다. 집값도 서울 전체를 하락시키자는 것인지, 강남권을 떨어뜨리자는 것인지, 비강남지역과의 격차를 줄이자는 것인지, 상승폭을 물가 또는 가계소득 증가율만큼 관리하자는 것인지 목표를 분명히 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6일 국정감사에서 “집값 안정이라는 게 서울 아파트값을 떨어뜨리는 것이냐, 집값 상승률을 물가상승률 이내로 관리하는 것이냐, 단순히 상승폭을 줄이는 것이냐”고 물으며 정부에 “목표가 없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는데, 일리 있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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