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사흘 만에 시청수 500만

‘닥터X’ 제치고 비영어 쇼 4위

‘꿀알바’ [넷플릭스 제공]
‘꿀알바’ [넷플릭스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시급의 50배. 빚에 쫓기던 청년 혁준(이재욱 분)이 수상한 인력사무소 ‘거미인력’의 문을 연다. 편의점 야간 근무, 새벽 우유 배달, 삐에로 행사 보조. 익숙한 아르바이트가 회차마다 저마다의 금기를 품은 괴담의 무대로 탈바꿈한다. 살아서 퇴근하면 일당이 오르고, 오른 일당은 혁준을 더 위험한 일터로 끌어당긴다. 이 고단한 ‘생계형 밥벌이 호러’가 전 세계 시청자를 붙잡았다.

4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꿀알바’는 지난달 30일 공개 이후 이달 1일까지 시청수 500만(시청 시간을 전체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을 기록하며 글로벌 톱10 비영어 쇼 부문 4위에 올랐다. SBS ‘닥터X’는 5위에 올라있다. 한국 1위를 비롯해 브라질·프랑스·독일·인도 등 51개국에서 톱10에 들었다. 한 주(10월 26일~11월 1일) 집계 가운데 공개 사흘 치 기록만으로 거둔 성적이다.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서는 4일까지 사흘 연속 넷플릭스 TV쇼 부문 세계 2위를 지켰다.

‘꿀알바’ [넷플릭스 제공]
‘꿀알바’ [넷플릭스 제공]

1화의 뼈대는 인터넷에서 퍼진 ‘나폴리탄 괴담’이다. ‘몇 시 이후엔 무엇을 하지 말 것’ 같은 수칙만 늘어놓고 이유는 끝내 알려주지 않는 ‘규칙 괴담’이다. 비어 있는 설명을 읽어내는 자의 상상이 채우지며 공포가 자란다. 근무 수칙으로 굴러가는 아르바이트 현장은 이 형식을 담기에 맞춤한 그릇이다. 김다민 감독은 지난달 28일 제작발표회에서 “1화는 나폴리탄 괴담을 차용해 작업했지만, 그것만으로 끝나는 이야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구조는 게임을 닮았다. 일터라는 스테이지마다 ‘보스’가 기다리고, 그 관문을 넘어서야 퇴근할 수 있다. 1화를 여는 최현욱을 비롯해 윤경호·윤병희·조현철이 회차마다 특별출연해 저마다의 기괴함을 입는다. 거미인력의 정체와 사라진 아버지 민수(백현진 분)의 행방은 회차를 가로지르는 큰 줄기다. 한준희 기획총괄이 “최대한 정보 없이, 한 번에 쭉 몰아서 봐달라”고 당부한 이유다.

‘D.P.’와 ‘약한영웅 Class 1’로 군대와 학교에 갇힌 청춘의 생존을 그려 온 한준희 감독이 기획을 총괄했다. 연출은 ‘살인자ㅇ난감’ 극본을 쓴 김다민 감독, 극본은 ‘서울괴담’의 경민선,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이신지 작가가 맡았다. 끔찍한 일을 겪고도 다음 날 또 알바를 수락하는 혁준의 처지는 섬뜩하면서도 짠하다. 이재욱은 “이런 상황에 놓인 평범한 사람이라면 어떤 표정을 짓고, 얼마나 망설이고, 언제 도망가고 싶어 할지 많이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김 감독은 작품 곳곳에 “한국에서만 할 수 있는 알바들이나 지극히 한국적인 요소들”을 심었다고 했다. 한국의 구체적인 일터에 세계 어디서나 통하는 ‘먹고사는 문제’를 겹친 셈이다. 한 기획총괄은 시즌제 가능성도 열어 뒀다. 그는 “시즌제가 만들어진다면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창문닦이 같은 것들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귀띔했다.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