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 1700억 저리대출 승인…미국향 ‘20% SCIG’ 생산설비·임상 투입

비티젠·SK바사·리가켐·경보제약 거쳐 혈액제제까지 직접 승인 총액 8250억

알테오젠 간접투자 2000억 별도…생산 설비·후기 임상 아우르는 정책 앵커 안착

GC녹십자 연구진 모습. GC녹십자 제공
GC녹십자 연구진 모습. GC녹십자 제공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정부와 금융권이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조성한 ‘국민성장펀드’가 국내 바이오 산업의 핵심 생산 인프라와 신약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에 대규모 정책 금융 공급을 이어가고 있다.

4월 1호 기업인 비티젠(구 에스티젠바이오)을 시작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 리가켐바이오, 경보제약에 이어 GC녹십자까지 기금운용심의회 승인을 받으면서 펀드가 특정 기업을 안건으로 올려 직접 지원을 확정한 바이오 분야 누적 승인액이 8000억원을 돌파했다.

3일 금융당국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심의회는 지난달 29일 충북 청주 오창공장에 차세대 혈액제제 생산설비 구축 및 미국 임상 R&D를 추진 중인 GC녹십자에 대해 1700억원 규모의 저리대출 지원을 승인했다. 총사업비 2100억원 중 1700억원을 첨단전략산업기금으로 조달하는 구조다.

GC녹십자는 3일 확보한 자금을 미국 시장을 겨냥한 고농도 ‘20% 피하주사형 면역글로불린(SCIG)’ 글로벌 임상 3상과 오창공장 내 생산설비 구축에 집중 투입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내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 3상 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GC녹십자는 2023년 국산 정맥주사형(IVIG) 면역글로불린 ‘알리글로’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획득한 뒤 2025년 수출 1억달러 이상을 달성했다.

최근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에서 환자 편의성을 높인 피하주사 제형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나 현재 현지에 출시된 20% 고농도 제형은 3종에 불과하다다. GC녹십자는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약 20조원 규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 L HOUSE 전경.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 L HOUSE 전경.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이번 결정으로 국민성장펀드가 직접 지원하는 바이오 포트폴리오는 바이오시밀러 및 항체-약물 접합체(ADC) 위탁개발생산(CDMO), 프리미엄 백신 개발, ADC 혁신신약 R&D에 이어 혈액제제 인프라까지 전방위로 넓어졌다.

국민성장펀드는 지난 4월 30일 바이오 1호 기업으로 바이오시밀러 CDMO 기업인 비티젠에 850억원(첨단기금 650억원, 산업은행 200억원) 규모의 장기·저리대출을 승인했다.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이뮬도사’의 미국 공급 확대를 대비해 인천 송도 공장의 원료의약품(DS) 및 완제의약품(DP) 생산시설 확충을 지원하는 용도다.

이어 5월 28일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에 총 3000억원(첨단기금 2500억원, 산업은행 500억원) 규모의 저리대출을 승인했다. 프랑스 사노피와 공동 개발 중인 ‘21가 폐렴구균 백신’의 글로벌 임상 3상 R&D 자금과 경북 안동 백신 공장 증설 비용을 지원했다.

6월 25일에는 ADC 신약개발기업 리가켐바이오에 대해 상장사 대상이자 바이오 분야 첫 직접투자를 승인했다. 총 50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및 전환사채(CB) 발행 중 기금이 2500억원을 직접 출자했다. 리가켐바이오는 기존 기술이전(L/O) 전략을 유지하면서, 우선순위가 높은 핵심 파이프라인의 후기 임상을 자체 수행하기 위한 조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8월 27일에는 경보제약의 ADC CDMO 전용 설비 구축을 위한 200억원 규모의 저리대출이 승인됐다.

이로써 10월 29일 GC녹십자(1700억원)까지 포함해 기금운용심의회가 개별 기업 안건으로 직접 승인한 바이오 분야 지원 총액은 총 8250억원으로 집계돼 800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대출 건에 포함된 산업은행 매칭 자금(700억원)을 포함한 수치이며, 이를 제외한 순수 첨단전략산업기금 승인액 기준으로는 약 7550억원(경보제약 200억원 전액 기금 가정 시) 규모다.

이외에 위탁운용사를 통한 간접투자 사례로 알테오젠이 있다. 알테오젠은 지난 10월 대형리그 위탁운용사(GP)인 스카이레이크가 국민성장펀드 출자금과 매칭해 결성한 프로젝트 펀드를 통해 총 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정부 심의회가 기업을 직접 특정해 대출·지분투자를 결정한 직접 지원 포트폴리오와 달리, 위탁운용사가 자율적으로 집행한 간접투자 방식이다.

국민성장펀드가 단순 재무 보강을 넘어 글로벌 상업화 설비 확충과 후기 임상 추진을 뒷받침하는 국가 전략 앵커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규모 자본과 긴 개발 기간이 수반되는 바이오 산업의 특성에 맞춘 공급이라는 분석이다.

이번에 지원을 받게 된 GC녹십자의 경우 올해 큐레보 지분 매각 대금과 파브리병 치료제 기술수출에 따른 선급금을 확보한 상태에서, 저리대출을 통해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생산 설비 구축 및 임상 재원을 확충하게 됐다.

허은철 GC녹십자 대표이사는 ”국민성장펀드의 지원 기업으로 선정된 것은 우리의 글로벌 사업 역량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알리글로에 이어 20% SCIG까지 확보해 정맥주사와 피하주사를 아우르는 면역글로불린 포트폴리오를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silverpap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