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위원 다수 ‘유예’ 의견…“당 지도부에 건의”

“해외 거래정보 확보 등 과세 인프라 보완 필요”

디지털자산기본법·거래자료 활용 등 추가 점검

국회재경위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간사가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재경위 미래대응기금 비공개 당정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재경위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간사가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재경위 미래대응기금 비공개 당정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윤채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가상자산 과세를 2년 추가 유예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해외 과세정보 교환과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등 정책 환경 변화를 고려해 관련 제도를 정비한 뒤 과세에 나서는 게 적절하다는 판단이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여당 간사인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해야 한다는 조세 기본 원칙에 대해 많은 분들이 계속 얘기했지만, 대외적인 여러 정책 환경 등을 고려할 때 일정 기간 추가 준비를 거쳐서 시행할 수밖에 없다는 다수 의견이 있었다”며 “그 점에 대해 당 지도부에 건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재경위원들은 지난달 28일 당 지도부·정책위원회·정부가 참여한 간담회에 이어 지난주 가상자산 거래소와 업계 간담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했다. 이를 토대로 이날 일부 재경위원들이 모인 당정협의에서 과세 시행을 미루는 쪽으로 다수 의견이 모였다.

유예 기간으로는 2년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오 의원은 시행 시점에 대해 “대부분 2년 정도 얘기하는 것 같다”며 “일단 지금은 유예에 대한 이야기만 나눴고, 대략 그 정도 아이디어를 가지고 점검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유예하는 이유로는 해외 거래소 등의 거래정보를 국내 과세에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이 아직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 의원은 암호자산 보고체계(CARF) 등 해외 과세정보 교환과 관련해 “본격화 시점이 2029년 아닌가 하는 게 하나의 고려 요소였다”며 “이것들을 과세에 활용해야 실효성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에 따라 시장과 거래 구조가 달라질 가능성도 고려됐다. 민주당은 관련 법안이 이르면 내년 상반기 제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오 의원은 “빠르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제도화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얘기하는 것 같다”며 “그동안 시장이나 거래 체계의 변화 또는 새로운 사업자 비율 체계 등에 대한 검토, 이런 의견들이 계속 있어서 디지털자산기본법이 도입될 경우 과세 체계에 대한 변화도 고민해봐야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걸 염두에 두고 정비를 한 다음에 과세를 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말했다.

실제 거래자료를 과세에 활용하는 방안과 시스템 안정성도 점검 대상이다. 국세청 시스템은 전반적으로 정비돼 있지만 거래소 측에서 제기하는 문제 등을 시행 전에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민주당은 향후 재경위 조세소위원회에서 소득세법 개정안 등을 논의하는 한편, 당 지도부와 정책위 차원의 추가 논의를 거쳐 유예 여부와 구체적인 시행 시기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래대응기금 관련 당정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당정협의회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상섭 기자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래대응기금 관련 당정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당정협의회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상섭 기자

한편 민주당 재경위원들은 이날 기획예산처의 박홍근 장관, 조용범 차관 등 정부 관계자들과 당정협의회를 열고 162조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비롯해 내년도 예산안 관련 주요 쟁점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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