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물 440억원·수산물 200억원 지원…농할상품권 20% 할인 판매

4인 가족 김장비용 23만8280원, 전년보다 4.2% 낮아

10월 물가 2.8%…권대영 “물가, 통계 아니라 장바구니로 평가”

권대영 재정경제부 차관이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73차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제공]
권대영 재정경제부 차관이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73차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제공]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가 본격적인 김장철을 맞아 역대 최대인 640억원 규모의 할인 지원에 나선다.

배추·무 등 농축산물은 최대 40%, 새우젓·천일염 등 수산물은 최대 50% 할인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8%로 전월보다 둔화했지만, 누적된 가격 상승으로 여전히 높은 장바구니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3일 권대영 재정경제부 제1차관 주재로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2026년 김장재료 수급안정 대책’을 논의했다.

농축산물 할인 지원에는 김장철 기준 역대 최대인 440억원을 투입한다. 지난해 300억원보다 140억원 늘어난 규모다. 이 가운데 400억원은 코리아그랜드페스티벌과 연계한 온·오프라인 할인 행사에 사용한다.

지난달 29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대형마트·중소형마트·온라인몰 등 전국 4000여곳에서 정부 지원 20%에 업체별 할인 최대 20%를 더해 최대 40% 할인한다. 배추와 절임배추, 무, 고춧가루, 마늘 등 김장재료뿐 아니라 수육용 돼지고기, 쌀 등 총 17개 품목이 대상이다.

나머지 40억원은 농할상품권 할인 판매에 쓴다. 국내산 농축산물 구매에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상품권을 총 200억원어치 발행해 액면가보다 20% 싸게 판매한다. 고령층은 이달 2~8일, 전 연령층은 9~15일 구매할 수 있다.

수산물에는 200억원을 투입한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9일까지 56개 업체가 참여하는 ‘대한민국 수산대전-김장철 특별전’을 통해 정부 지원 20%와 업체별 할인 최대 30%를 합쳐 최대 50% 할인한다. 새우젓·멸치액젓·천일염·굴 등 김장재료와 명태·고등어·오징어 등 주요 수산물이 대상이다.

생산자단체도 할인에 동참한다. 한돈 자조금을 활용해 이달 2~30일 수육용 삼겹살과 앞다릿살을 20% 안팎 할인하고, 마늘 자조금으로는 12~25일 전국 농협하나로마트에서 마늘을 최대 20% 할인한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배추·무 판매대 [연합]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배추·무 판매대 [연합]

정부는 올해 김장재료 공급 여건이 전반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전망에 따르면 가을배추 생산량은 1121만4000톤으로 전년보다 18.5%, 가을무는 37만2000톤으로 11.1%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마늘·양파 저장량과 일부 젓갈류 생산량은 감소했지만 공급 차질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다.

10월 하순 기준 4인 가족 김장비용은 23만8280원으로 지난해 24만8609원보다 4.2% 낮았다. 정부는 김장재료 13개 품목의 가격을 23개 지역, 53곳에서 조사해 김장비용과 유통업체 할인 정보를 주기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다만 김장 수요는 줄어들 전망이다. 소비자 김장 의향조사에서 직접 김치를 담그겠다는 가구 비중은 58.6%로 지난해 64.2%보다 5.6%포인트 낮아졌다. 가구당 김장 규모는 23.4포기로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전체 김장배추 수요량은 58만3000톤으로 9.1%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정부는 지방정부·농협 등과 함께 ‘김장 한 포기 더하기’와 김치 나눔 행사를 추진해 국산 농수산물 소비를 확대할 방침이다.

갑작스러운 한파 등으로 수급이 불안해질 가능성에도 대비한다. 정부·농협의 비축·계약재배 물량을 시장 상황에 맞춰 공급하고, 작황이 나빠지면 겨울배추·무의 조기 출하를 유도한다. 반대로 가격이 급락하면 정부 가용물량의 시장 공급을 최소화하거나 중단한다. 저장량이 줄어든 마늘과 양파의 비축물량 방출은 각각 515톤, 1500톤으로 확대한다.

이날 회의에서는 10월 물가 흐름과 동절기 위험요인도 점검했다. 지난달에는 가공식품 가격이 올랐지만 농축수산물 가격이 3개월 연속 전년보다 하락하면서 전체 물가 상승폭이 둔화했다.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가 10월 물가 상승률을 약 0.8%포인트 낮추는 효과를 낸 것으로 추정했다.

권 차관은 누적된 물가 상승의 여파로 체감물가가 여전히 높고 물가 상방 압력도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농축수산물·석유류 등 생활 밀접 품목을 상시 점검하고, 유통구조 개선과 담합 등 불공정행위 대응을 강화할 계획이다. 할당관세와 할인 지원이 실제 소비자가격 안정으로 이어지는지도 점검한다.

고병원성 조류독감 등 가축 전염병 방역과 함께 엘니뇨·한파에 대비한 비축물량 확보와 조기 출하 등 동절기 대응체계도 가동한다.

권 차관은 “물가는 통계가 아니라 장바구니로 평가받는다”며 “정부 지원이 국민의 일상에서 실제 가격안정으로 확인될 때까지 끝까지 챙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fact051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