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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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국내 정보기관 신베트가 가자지구 내 하마스 대원들에게 공습 직전 전화를 걸어 혼자 죽을 것인지, 가족과 함께 죽을 것인지 선택하라는 방식의 최후통첩성 압박을 가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런던 소재 아랍권 일간지 아샤르크 알아우사트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3개월간 이 같은 사례가 최소 5차례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도 다음 날 이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숨진 무함마드 알리얀 알바이우크는 사망 직전 신베트 요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소식통은 신베트 요원이 그에게 옥상으로 혼자 올라가 사살되고 가족을 살릴지, 아니면 집 안에 남아 가족과 함께 공격받을지 결정하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알바이우크는 가족 피해를 막으려 홀로 옥상으로 올라갔다가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에 따르면 그를 말리려고 따라나섰던 고모도 중상을 입었다.

이스라엘군은 알바이우크가 하마스 정예부대인 누크바 소속 대원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스라엘군과 신베트는 가족을 위협하는 전화가 실제로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번 의혹은 이스라엘군의 전쟁 수행 방식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제기됐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2024년 11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전 국방장관에 대해 전쟁 수단으로서의 굶주림 강요와 반인도범죄 등의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ICC는 이들에게 형사책임이 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체포영장 발부는 유죄 확정 판결과는 다르다.

유엔 독립 조사위원회도 지난달 2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스라엘군의 서안지구 민간인 공격과 고문·성폭력, 박해 등을 전쟁범죄 및 반인도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조사위는 2024년 9월 서안지구 베이타 시위 현장에서 터키계 미국인 여성 아이셰누르 에즈기 에이기가 총격으로 숨진 사건을 무장하지 않은 사람을 의도적으로 겨냥한 전쟁범죄 사례로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10월 7일부터 올해 9월 30일까지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숨진 팔레스타인인은 254명으로 집계됐다. 2008년부터 2023년 10월 6일까지의 공습 사망자 6명과 대조된다.

조사위는 가자지구에서도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스라엘 정부는 집단학살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유엔 조사위원회의 결론이 편향됐다고 반발해왔다.

앞서 유엔 조사위원회를 이끌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집단학살 의혹을 조사했던 나비 필라이 전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하자, 네타냐후 총리는 노벨위원회가 도덕적 나침반을 잃었다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국제인도법은 민간인과 전투원을 구별하고, 공격 과정에서 민간인 피해가 과도하게 발생하지 않도록 비례성과 예방 조치 원칙을 준수하도록 규정한다. 실제로 민간인을 의도적으로 위협하거나 공격했다면 국제인도법 위반 여부가 문제가 될 수 있다. 다만 이번 신베트의 협박 의혹 역시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아 전쟁범죄로 단정할 수는 없다.

이런 가운데 최근 치러진 이스라엘 총선에서도 네타냐후 총리의 집권 연장 여부는 불투명해졌다.

지난달 27일 실시된 총선에서 30일 개표가 완료된 결과, 전체 120석 가운데 친네타냐후 진영은 53석, 반네타냐후 진영은 48석을 확보했다. 아랍계 정당들은 19석을 차지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이 27석으로 제1당에 올랐고, 가디 아이젠코트가 이끄는 야샤르당은 21석을 얻었다. 그러나 어느 진영도 과반인 61석을 확보하지 못했다. 선거 결과의 공식 확정 절차는 오는 4일로 예정돼 있다.

아랍계 정당들이 연정 구성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지만 협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의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대표는 아랍계 정당과 협력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스라엘의 차기 정부 구성이 불확실한 가운데, 가자지구 군사작전과 민간인 보호 문제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논란도 계속될 전망이다.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