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상·수면 관리부터 돌봄 인수인계까지 통합
AI 로봇으로 인력 절감…순찰 기능 확대 추진
2030년 ‘168조원 규모’ 전망 시니어 시장 공략
[헤럴드경제=차민주 기자] “낙상이 발생했습니다.”
#. 지난달 27일 경기도 하남시에 자리한 요양시설 ‘쏠라체 홈 미사’. 한 객실에서 낙상 상황을 재현하자, 간호스테이션에 놓인 스마트 조명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이어 간호사가 들고 있는 태블릿 화면에 사고가 발생한 객실 번호와 시각이 표시됐다. 침대에 설치된 레이더 센서가 입소자의 낙상을 감지해 돌봄 종사자에게 알린 것이다.
화장실에 들어서자, 이번에는 노란불이 켜졌다. 침대에서 내려오는 움직임에는 파란불이 들어왔다. 돌봄 종사자가 객실을 일일이 확인하지 않아도 입소자의 움직임과 위험 징후를 파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LG유플러스가 신한라이프케어의 쏠라체 홈 미사에서 실증하고 있는 ‘AI빌딩넷 바이 익시(by ixi)’ 구축 현장이다. AI빌딩넷은 건물 내 사물인터넷(IoT) 센서와 폐쇄회로(CC)TV, 로봇을 연결해 공간 이용자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AI 플랫폼이다. 단순 건물 관리에 집중한 기존 스마트빌딩과 달리,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의 건강과 안전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핵심 서비스는 돌봄 종사자의 업무와 입소자별 건강 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웰니스노트’다. 간호사와 요양보호사가 수기로 작성하던 건강 상태와 특이사항을 디지털로 기록하고 교대 근무자에게 전달하는 시스템이다. 현장에서 시연된 웰니스노트 화면에는 담당자별 업무 목록과 처리 현황이 표시됐다. 간호사가 특정 입소자에게 필요한 조치를 입력하면, 담당 요양보호사의 업무 목록에도 자동 반영됐다.
신한라이프케어는 이를 통해 돌봄 종사자의 업무 품질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정한나 신한라이프케어 본부장은 “직원이 교대 근무를 하다 보니 정보가 연속적으로 관리되는 체계가 필요했다”며 “기존에는 수기로 기록하는 탓에 인수인계 과정에서 놓치는 부분도 있었는데, 해당 부분이 해소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원의 데이터 검토 효율을 높여, 가족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했다.
AI를 활용한 수면 관리도 실증 중이다. 이날 현장에서는 AI가 어르신에게 전화를 걸어 수면 상태를 확인하는 ‘AI콜’이 시연됐다. 이용자가 AI에 잠에 들지 못한다고 털어놓자, AI가 적절한 때에 호응하고 야간 조명 사용을 권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갔다. 정은진 LG유플러스 유선사업담당 팀장은 “전날 수면이 충분하지 못하면 다음 날 낙상 발생 확률이 높아지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해당 기술을 개발했다”며 “직접 개발한 익시에 큰 비중을 둔 채, 각종 AI 모델을 섞어 기술을 구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해당 설루션을 통해 수집되는 ‘현장 데이터’에 주목하고 있다. 입소자의 이동 경로와 생활 방식, 발화 내용을 분석해 AI 맞춤형 돌봄을 구현하겠다는 목표다. 민감한 데이터가 축적되는 만큼 개인정보 보호에도 공을 들였다. 정 팀장은 “데이터 소유권은 신한라이프케어 측에 있고, LG유플러스도 임의로 접근할 수 없다”며 “AI 분석에는 이름 등 개인 식별정보를 가리고 호실 단위로 처리한 데이터를 활용한다”고 덧붙였다.
인력 절감에 기반한 비용 효율도 높인다. 현장에 적용된 AI 로봇 ‘위코(Wico)’가 대표적이다. 건물의 1층 로비로 들어서니 위코가 기자를 맞이하며 출입 등록을 도왔다. 엘리베이터로 향하는 길을 안내하는 것은 물론, 직원과 영상통화로 연결해 대화를 나눌 수도 있었다. 정 팀장은 “향후 IoT 센서에서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로봇이 현장을 확인하는 순찰 기능도 적용하려 한다”며 “200명 규모의 요양시설을 기준으로 위코 한 대가 직원 한 명 수준의 업무를 대신할 것으로 내다보며, 이로써 영업이익이 연간 약 1.5% 개선될 것으로 추산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LG유플러스는 쏠라체 홈 미사의 일부 객실과 입소자를 대상으로 AI빌딩넷 기술 실증(PoC)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을 기점으로 안전·공간 설루션을 플랫폼에 공식 추가하고, 시니어 거주지와 일반 주거시설, 사무실 등으로 사업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신한라이프케어도 내년 4월 개소 예정인 부산 해운대 시설에 관련 기술을 확대 적용한다.
LG유플러스는 이로써 급증하는 돌봄 수요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장기요양 인정자는 약 116만명으로, 장기요양시장 규모는 약 16조2000억원에 달한다. 고령친화 산업은 오는 2030년 168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엄개 LG유플러스 유선사업담당(상무)은 “시니어 관련 사업 전체로 보면 내년 400억~500억원 규모의 매출 목표를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chami@heraldcorp.com

